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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 )가 공개한 매독에 감염된 인체 조직의 현미경 사진. AP=연합뉴스
일본에서 매독 감염 환자가 급증한 데 이어, 국내 매독 환자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체 매독 환자는 2786명으로 매독 신고 체계가 가동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4년의 1015명보다 2.7배 늘어난 수치다. 해외에서 감염된 환자는 3.3%(93명)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일본과 미국 등에서도 매독이 급증하는 것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매독 감염 건수는 2022년 20만7255건으로 195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일본도 같은 해 매독 환자 1만3228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은 증가세에 대한 대응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위해 2024년 1월 1일부터 매독을 전수감시 대상인 3급 감염병으로 상향 조정하고 전수감시를 하고있다.

매독은 ‘트레포네마 팔리덤’(Treponema pallidum)이라는 병원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지만 임신 중 태아에게로 직접 옮겨가는 경우도 있다.

매독은 1기, 2기, 3기로 나뉜다.

1기 매독은 균이 침범한 부위에 발생하는 통증 없는 궤양이 특징이다. 성기 부위, 질, 항문, 직장 등에 생기는 궤양은 3∼6주가량 지속되며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적으로 호전된다. 매독(梅毒)이라는 이름도 이때 피부 궤양이 매화 같은 모양이라고 해서 붙었다.

1기에 치료받지 않은 매독은 2기로 넘어간다. 증상으로는 가려움이 없는 피부 발진, 발열, 인후통, 피로,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 2기 단계에서도 치료받지 않으면 매독균은 몸속에 계속 남아 수년까지도 잠복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인 3기가 되면 균이 내부 장기와 중추신경계, 눈, 심장, 간, 뼈 등을 침범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3기 매독은 감염이 시작된 후 10∼30년이 지나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는 매독균이 눈을 침범해 실명 위기로 치닫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국제학술지 ‘성감염병'(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s) 최신호에 따르면 강북삼성병원 안과 송수정 교수, 창원삼성병원 안과 김은아 교수, 한양대 의예과 류수락 교수 공동 연구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매독 환자 빅데이터(44만8천85명)를 분석한 결과 1.4%에서 매독균 감염으로 눈에 합병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흔한 합병증은 포도막염으로, 2010년 10만명당 0.18명이던 환자 수가 2019년에는 1.58명으로 9년 만에 8.7배 증가했다.

매독성 포도막염은 매독 진단 후 평균 2∼3년 후에 발생했으며 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의 대사성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견줘 매독성 포도막염 발생 위험이 1.5배가량 높았다.
매독균. AP=연합뉴스

포도막염은 눈을 감싼 조직 중 포도막 조직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포도막이란 눈의 망막과 공막의 중간층에 해당하는 막으로 홍채와 모양체, 맥락막을 통틀어 일컫는다. 마치 검은 포도알처럼 보인다고 해서 포도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포도막은 혈관이 풍부한 조직으로 염증이 생기면 주변 망막, 공막, 각막, 유리체 등의 조직이 함께 손상되고 2차적으로 백내장, 녹내장은 물론 심하면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은 실명 환자의 약 10%가 포도막염에 해당한다. 특히 포도막염은 활발히 경제활동을 할 젊은 나이에 주로 발병하기 때문에 사회경제적인 문제도 상당하다.

이번 연구에서도 30대 남성(남성 매독 환자 중 21.2%)과 20대 여성(여성 매독 환자 중 18.2%)의 감염이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매독 환자의 안구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안저 검사와 안저 촬영 등의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북삼성병원 안과 송수정 교수는 “매독은 성 매개 감염병으로만 알려졌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눈의 모든 부위를 침범해 심각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이 중에서도 매독성 포도막염은 심할 경우 실명 위험이 높은 만큼 조기 발견과 감염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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