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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무렵 미 해군 항공모함과 상선 충돌
항모·상선 모두 일부 파손 인명피해 없어
친이란 후티 반군 겨냥 작전 차질 불가피
5만3000t급 화물선과 충돌사고로 손상을 입은 미 해군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해리 S. 트루먼함. 사진 제공=미 해군

[서울경제]

미 해군의 대형 함정이 일반 상선이 충돌하는 것은 보기 드문 사고다.

2017년 6월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USS 피츠제럴드’가 일본 연안에서 필리핀 국적의 컨테이너 선박 ACX 크리스털과 충돌해 7명의 미 해군 선원이 목숨을 잃었다. 2개월여 후에는 이지스 구축함 ‘존 S. 매케인’이 싱가포르 동쪽 믈라카해협에서 3만t급 유조선 알닉 MC와과 충돌, 승조원 10명이 사망했다.

당시 잇단 충돌사고로, 조지프 오코인 전 7함대 사령관이 보직해임 되는 등 사고 관련 지휘관 등이 무더기로 직위해제·면직 등의 조치를 당하거나 퇴역했고, 미국 해군 선박 전체가 가동을 멈추고 안전점검을 받았다.

그러나 7년 반만에 미 해군 함정과 상선이 충돌하는 사고는 또 발생했다. 그것도 10만t급 최신예 항공모함의 충돌 사고다.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함(CVN-75·10만3000t급)’이 지난 2월 12일 밤 11시46분께 이집트 북동부 포트 사이드 인근 지중해에서 상선 베식타스-M(Besiktas-M)과 부딪혔다. 이에 미 유럽·아프리카 해군은 “충돌로 항모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으며 침수나 부상자 발생에 대한 보고는 없는 상태”라면서 “원자로 2기로 작동되는 동력 계통도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안전하고 안정적 상태로 사고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으로서 현재 10척이 운용되고 있고, 해리 S. 트루먼함은 8번째로 건조돼 1998년 취역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인용한 온라인 선박 추적 서비스 ‘베슬 트래커’에 따르면 충돌한 상선 베식타스-M 역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2003년에 건조된 벌크선인 파나마 선적의 이 배는 요르단의 아카바항을 출발해 수에즈 운하를 빠져나와 루마니아의 흑해 항구도시인 콘스탄타로 항해하던 도중 충돌사고가 났다.

미 해군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해리 S. 트루먼함 모습. 사진 제공=미 해군


인명 피해는 없지만 이 사고로 항공모함과 상선 모두 일부 파손됐다. 미 해군이 공개한 사진에는 선미의 우측이 일부 뜯겨나가 너덜거리는 모습이 담겼다. 상선 역시 배 선수 쪽 갑판 일부가 부서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화물선은 2003년에 건조된 길이 188m의 벌크선으로, 니미츠급 항공모함인 트루먼함의 절반가량 크기다.

미 언론에 따르면 사고 경위는 해리 S. 트루먼함은 홍해 인근에서 50여 일간 작전을 마친 후 지난 3일 지중해로 이동해 그리스 Souda Bay 미군 기지에 정박해 휴식을 취한 후 같은 달 12일 이집트 Port Said 외항을 거쳐 홍해쪽으로 가기 위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던 중에 화물선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트루먼함은 2024년 12월 14일부터 홍해에서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국 중부사령부 휘하에 배치돼 9개 비행대대를 승선시키고 순양함 1대와 구축함 2대의 호위를 받아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에 따르면 최근 트루먼 항모전단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을 상대로 공습 작전을 펼쳐 와다. 하마스와 함께 이란이 이끄는 이른바 ‘저항의 축’ 일원인 후티 반군은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 지원 명목으로 홍해를 지나는 외국 선박들을 위협하고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왔다.

특히 후티 반군은 지난달 가자지구 휴전이 발표된 후 선박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했으나, 만약 가자지구 휴전이 취소되면 공격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여전히 홍해에선 위협적 존재로 남아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미 유럽·아프리카 해군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에 대한 작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버지니아주 노퍽이 모항인 트루먼함은 지난 9월 지중해와 중동 해역에 전개됐다. 길이 333m에 승조원만 5000명에 이른다. F/A-18F 등 전투기 90대를 탑재할 수 있다. 건조 비용은 5조 원 이상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에 대응하기 위해 임무 중이던 미 해군이 아군 전투기를 오인 격추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홍해 상공에서 F-18 전투기 한 대가 아군 오인 사격으로 격추됐다.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해당 전투기가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함에서 이륙한 뒤 같은 항모전단에 소속된 유도미사일 순양함 게티즈버그함의 사격으로 격추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전투기 조종사 2명은 탈출해 무사히 구조됐지만 이중 한 명은 경미한 상처를 입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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