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젯밤, 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주한중국대사관 담을 넘어 난입을 시도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측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근거 없는 혐중 발언을 이어 온 와중에 벌어진 일인데요.
중국대사관이 유감을 표명하는 등, 외교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신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어제 저녁 7시 반 쯤.
한 남성이 미국 영화사 마블 캐릭터 중 하나인 '캡틴 아메리카' 복장으로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 나타났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인 42살 안 모씨입니다.
안 씨는 유튜브 방송을 켜더니 느닷없이 경찰관을 위협합니다.
[안 모씨/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여기 수상해. <아, 그래요?> 말도 좀 어눌한 것 같아. <응.> 한국분 아닌거 같아. 나 얘 패도 되죠, XX니까."
중국인 비하 표현을 쓰며 경찰에게 시비를 걸던 안 씨는 곧장 중국대사관 안으로 난입하려다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안 씨는 불구속으로 풀려난 뒤에도 반성은 커녕 자신의 SNS를 통해 사건을 자랑스레 떠벌렸습니다.
대사관 난입을 시도한 건 "혐중 여론을 피부로 깨달아 보라는 메시지 전달 목적"이었다며 "원래는 대사관을 테러하려 했다", "중국 정부에 전달이 됐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안정권/보수 유튜버 - 안 모씨]
"캡틴, 캡틴. 어저께 어떻게 됐어요? <어저께 무죄, 모면됐지.>"
안 씨를 포함한 극우유튜버들은 최근에도 국가인권위 건물에 난입해 공무원과 취재진에게 '시진핑 욕을 해보라'며 출입을 막아 경찰 제재를 받기도 했습니다.
최근 들어 더 격해지고 있는 극우 유튜버들의 반중 혐오 정서.
여기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혐중 발언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윤 대통령은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중국을 겨냥한 음모론을 선동의 도구로 활용해 왔습니다.
[윤석열/대통령 (작년 12월 12일)]
"지난 달에는 40대 중국인이 드론으로 국정원을 촬영하다 붙잡혔습니다."
'선관위 중국인 간첩설' 등 음모론에 이어 이제는 물리적 난입 시도까지 벌어지자 중국대사관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중국대사관 관계자]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을 우려하고 유감을 표합니다. 이런 우려와 유감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혐오의 수위가 높아질수록 사회적 혼란은 물론 외교적 위기까지도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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