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상대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의 불똥이 이번에는 자동차 산업으로 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 서명 행사 도중 취재진이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을 묻자 “아마도 4월 2일쯤”이라고 답했다.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 조치를 조만간 내놓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일(만우절)에 할 수도 있지만 미신을 믿는 편이라면서 4월 2일에 할 계획이라고 재차 밝혔다. 다만 이날이 자동차 관세를 적용하는 시점인지, 구체적인 자동차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날짜인지는 불분명하다. 또 철강이나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처럼 모든 수입차에 일률적인 세율을 적용할 것인지, 상호관세 측면에서 무역 상대국별로 관세를 차등 부과할 것인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자동차 관세 관련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힘에 따라 한국의 대미국 자동차 수출에 변수가 생기게 됐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전기차를 포함한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2016년부터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반면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은 미미해 미국 입장에서는 무역역조가 심한 품목이다.
미국 상무부의 승용차 및 경량 트럭 신차 수출입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153만5616대(366억 달러·약 52조8000억원)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이는 수출량으로는 멕시코에 이어 세계 두 번째며 금액으로는 멕시코, 일본에 이어 세 번째다.
반면 지난해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은 4만7190대(21억 달러·약 3조원)에 불과하다. 자동차 분야에서만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가 거의 50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일 중국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지난 10일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예외 및 면제 없이 25%의 관세를 내달 12일부터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3일엔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