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용어사전 > 세계한잔 ※[세계한잔]은 우리 삶과 맞닿은 세계 곳곳의 뉴스를 에스프레소 한잔처럼, 진하게 우려내 한잔에 담는 중앙일보 국제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흡연자 천국' 중국에서 수년간 금연정책을 실시했지만, 여전히 흡연자는 많고 담배 산업은 활황이다. 중국 당국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담배를 끊은 지 오래다"며 금연을 장려하던 시 주석의 취임 초기를 떠올리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이다. 최고 지도자까지 나섰던 중국의 금연 정책이 사실상 실패한 이면에는 국영기업인 중국담배공사(CNTC)가 내는 막대한 세금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수년간의 금연 캠페인과 시 주석의 금연 사실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국인이 흡연자라면서 중국의 금연 캠페인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를 짚었다.

앞서 시 주석 집권 초기였던 지난 2016년, 중국·홍콩 언론들은 "시 주석이 금연을 계속하고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수장의 언급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한 중국인 DJ가 지난해 10월 12일 중국 지린성 창춘의 공연장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AP=연합뉴스
그해 8월 당시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만났을 때 그가 담배를 끊었다고 들었다”며 "시 주석이 솔선수범해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것은 중국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시 주석이 과거 금연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만 전해졌을 뿐, 제3자가 시 주석의 금연 사실을 밝힌 적은 없었다. 당시 챈 총장은 "시 주석은 중국에서 금연이 필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일부 언론에선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도 못 끊었던 담배를 시 주석이 끊었다"며 칭송하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이 1983년 허베이성 정딩현 서기로 일할 때 담배를 피웠던 모습. 현재는 금연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진핑의 흡연 습관은 1960년대 후반 10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산시성 농촌 지역에서 힘든 노동을 하며 흡연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포토


중국 흡연자 3억명…담배공사 고용만 50만명
이후 중국 당국은 2017년쯤부터 대도시를 중심으로 '실내 공공장소 금연'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흡연 금지 정책'을 실시한지 수년이 지난 지금도 중국은 흡연 천국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담배 생산국 겸 소비국이다. 지난 2023년 중국이 생산한 담배는 2조4000억 개비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의 세계 담배 시장점유율은 2009년 38%에서 지난해 47%로 늘어났다. 중국 흡연자는 3억명으로, 세계 흡연자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금연 정책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로 막강한 힘을 지닌 담배산업을 꼽았다. 천정밍 옥스퍼드대 교수는 FT에 "중앙정부 입장에선 담배산업이 막대한 세수 창출원이다"며 "그래서 모든 담배 규제 조치가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실제 2023년 중국 정부는 담배산업 하나로 1조5000억 위안(약 297조원)의 조세 수입을 올렸다. 이는 중국 정부 전체 수입의 약 7%에 해당한다.

당국이 소극적인 이유는 또 있다. 중국 담배공사가 고용한 사람만 50만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정부 입장에선 일자리 문제와도 직결되기에 차마 담배산업을 뒤흔들기 어렵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스는 "중국에서 담배산업 종사자는 명예롭게 여겨진다"며 "안정적인 수입과 복리후생의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2003년 WHO 담배 규제 기본협약에 서명했는 데도 불구하고, 흡연 제한 발표와 시행을 주로 지방정부에 일임한 탓에 각지에서 금연운동이 엉성하게 시행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1986년 덩샤오핑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 주석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그래서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흡연율은 낮아지는데 중국은 오히려 흡연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중국 흡연자의 일일 평균 흡연량은 2018년 기준 하루 평균 16개비에서 2022년 16.8개비로 늘었다.

문제는 흡연에 따른 직·간접 피해다. WHO에 따르면 중국에서 매년 100만 명이 흡연 때문에 사망한다. WHO 측은 "중국이 조처를 하지 않으면 2050년까지 이 숫자가 300만 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596 일본군 ‘위안부’ 피해 길원옥 할머니 별세···생존자 7명뿐 랭크뉴스 2025.02.17
43595 SK證 "삼성증권, 배당 확대…목표가 5만 7000→6만 2000원" [줍줍리포트] 랭크뉴스 2025.02.17
43594 “이젠 金보다 銀… 저평가·중국 수요 확대 전망” 랭크뉴스 2025.02.17
43593 "하혈한다" 응급실 온 여성…봉지 속 아기 시신, 부검 충격 랭크뉴스 2025.02.17
43592 트럼프 "푸틴과 만남 매우 곧 이뤄질 가능성 있다" 랭크뉴스 2025.02.17
43591 트럼프 "푸틴과의 만남 곧 이뤄질 것…우크라도 관여할 것" 랭크뉴스 2025.02.17
43590 “아파트 아니면 안 살래요”··· 아파트 주택매매거래 비중 ‘역대 최고’ 랭크뉴스 2025.02.17
43589 카약 타다 고래 입 안으로 ‘꿀꺽’…“죽었다 생각” [잇슈 SNS] 랭크뉴스 2025.02.17
43588 양자 대결…이재명 46.3% vs 김문수 31.8%[리얼미터] 랭크뉴스 2025.02.17
43587 [삶] "난 지능낮아 아이 키울 수 없다네요"…강제분리된 엄마의 눈물 랭크뉴스 2025.02.17
43586 “연예계 복귀 준비했는데”…故김새론 비보에 애도 물결 랭크뉴스 2025.02.17
43585 "음식값 내일 낼게요"‥'먹튀' 20대 실형 랭크뉴스 2025.02.17
43584 [속보] 국민의힘 41.4%·민주 43.1%…정당지지도 역전 [리얼미터] 랭크뉴스 2025.02.17
43583 미-러, 우크라 종전 협상 이번주 사우디서 시작…공식 확인 랭크뉴스 2025.02.17
43582 트럼프 “푸틴 곧 만날 것, 젤렌스키도 협상 참여” 랭크뉴스 2025.02.17
43581 충돌사고로 튕겨 나간 오토바이 운전자 보행자와 충돌…3명 사상 랭크뉴스 2025.02.17
43580 다시 나오는 홍장원 "동선·명단 뚜렷해질 것" 랭크뉴스 2025.02.17
43579 소비심리 얼어붙자 커피·술부터 줄였다…카페 매출 10% 급감 랭크뉴스 2025.02.17
43578 작년 '월급쟁이'가 낸 세금 60조원 넘었다···법인세는 2년째 감소 랭크뉴스 2025.02.17
43577 "너무 빠르고 넓으니 찾아가는 수밖에"... 트럼프 관세 폭탄에 정부 '미국행' 랭크뉴스 202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