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4호기를 덮고 있는 보호 덮개의 모습.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14일(현지시간) 폭발이 발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 드론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체르노빌 원전에 파견된 전문가 조사단이 이날 오전 1시40분쯤 4호기 격납시설에서 폭발음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내외부 방사능 수치는 정상적이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상황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을 이날 폭발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고폭탄두가 장착된 러시아 공격용 드론이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4호기의 보호 덮개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이러한 시설들을 공격하고 원자력 발전소를 점령하고, 그 결과에 대한 전쟁을 벌이는 국가는 오늘날의 러시아뿐”이라고 비판했다.
3년 가까이 전쟁이 이어지는 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원자력 발전소 등 기반 시설 공격을 이어왔다. 이번 폭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개시를 공식화한 와중에 벌어졌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군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핵 인프라 시설, 핵 에너지 시설 공격에 대한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고 부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우크라이나 정권이 계획한 도발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벌인 ‘퍼포먼스’라고 주장했다.
체르노빌 원전은 1986년 4월 역사상 최악의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했던 곳으로, 현재 모든 원자로 가동은 중단됐다. 사용 후 핵연료만 냉각 시설에 보관 중이다. 반경 30㎞ 구역은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는 등 특별 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