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교사에게 흉기로 목숨을 잃은 초등학교 1학년 故 김하늘 양의 발인식이 14일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김 양의 부모 등 유족과 지인들이 오열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대전 소재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에 의해 숨진 고(故) 김하늘(7) 양의 유가족을 향해 온라인에서 악성 댓글(악플) 테러 등 2차 가해가 잇따르고 있다. 14일 오전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하늘 양의 발인식이 엄수된 이날에도 한 익명의 누리꾼은 하늘 양의 아버지 김모(38)씨를 겨냥해 악플을 달았다.

악플은 “유족답지 못하다”는 내용이 주됐다. “딸 이름으로 법 만들고 싶어서 안달 난 사람 같다” 등 ‘유족다움’을 강요하는 식이다. 김씨가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 글을 잇달아 퍼 나르기도 했다. 돈을 빌리고 안 갚았다는 등 근거 없는 허위 사실까지 잇따랐다.

김씨가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를 언급하며 하늘 양의 조문을 부탁한 것을 두고도 악플은 끊임없었다. “바쁘시겠지만, 가능하다면 하늘이 보러 한번 와 달라”는 아버지의 요청은 수천개의 악플로 뒤덮였다. 김씨는 “강요가 아닌 부탁으로, 아이가 보고 싶어 했던 **씨를 별이 된 지금이라도 보여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었다”고 해명까지 해야 했다.

교사에게 흉기로 목숨을 잃은 대전의 한 초등학교 1학년 故김하늘 양의 발인식이 14일 엄수된 가운데 김 양의 학교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학생과 학부모 등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김성태 객원기자

유족은 무분별한 비난이 쏟아지자 자제를 호소했다. 김씨는 “악성 댓글·허위사실 유포로 고통받고 있다”며 “악플을 수집해 처벌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도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등에 유가족을 향한 모욕성 악성 댓글을 자제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경찰 또한 엄중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대전경찰청은 형사기동대·사이버수사대 등 인력을 증원해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유족 관련 비난·악성 댓글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해서 법 위반 내용을 수사하기 위해서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14일 오전 11시 기준 악성 게시글 등 총 138건을 삭제·차단 요청했다”며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 1건을 추가로 접수하는 등 총 3건에 대해서 입건 전 조사(내사) 중으로, 강력히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악플을 통해 사실 또는 허위사실로 모욕·명예훼손을 한다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2022년 ‘이태원 참사’ 관련 희생자 및 유가족을 향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적발된 이들도 형법상 모욕‧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인정됐다. 또한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에도 피해자 유족을 겨냥한 악성 글을 올린 이들은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니면 말고’ 식의 악플로 무분별하게 허위 사실을 올리다간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고소가 없더라도 수사기관이 선제적으로 조사에 나서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연 법률사무소 태연 변호사는 “아무리 사실이 아닌 내용의 악플이라고 하더라도 유가족 입장에선 비수에 꽂힐 것”이라며 “법원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해 엄한 형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480 尹측, 5가지 ‘불공정’ 주장… 대부분 “위법하지 않다”가 우세 랭크뉴스 2025.02.17
43479 TSMC, 인텔 공장 품나…미국·대만 실리콘동맹, 한국은? 랭크뉴스 2025.02.17
43478 “콜 차단으로 손해” 타다, 카카오모빌리티에 100억 손배소 랭크뉴스 2025.02.17
43477 美 "향후 몇주간 러와 협상…적절한 때 모두를 한자리에 모을것" 랭크뉴스 2025.02.17
43476 ‘부가세=대미관세’ 간주한 트럼프… 한국도 직접 영향 랭크뉴스 2025.02.17
43475 인천서 노부부 집 방화…4시간 만에 붙잡힌 '의외의 범인' 정체 랭크뉴스 2025.02.17
43474 트럼프 “부가세가 곧 대미 관세”…한국, 상호관세 영향권 드나 랭크뉴스 2025.02.17
43473 김새론 비보에 김옥빈 ‘국화꽃 애도’…지난해 재기 노력 끝내 물거품 랭크뉴스 2025.02.17
43472 계란값 대체 얼마나 비싸길래 "마당서 직접 닭 키운다"…美 양계 성행 랭크뉴스 2025.02.17
43471 [사설] '북 비핵화' 재확인 한미 외교회담, 최고위 소통도 서둘라 랭크뉴스 2025.02.17
43470 [단독] “김정은, 러 파병군에 노동당 입당·평양 거주 등 특전 약속” 랭크뉴스 2025.02.17
43469 최연소 칸 진출, 영화 '아저씨'로 연기 극찬…너무 일찍 떠난 별 김새론 랭크뉴스 2025.02.17
43468 중국 자극할라… "대만 국제기구 참여 지지"하되 택한 방법 랭크뉴스 2025.02.17
43467 3만명 인파, 갈라진 목소리…하지만 금남로는 평화로웠다 랭크뉴스 2025.02.16
43466 "부가세 보유국은 대미 관세 부과국과 동일 취급"... 한국도 사정권 랭크뉴스 2025.02.16
43465 박지원 "미국도 이재명 인정…혹시 안 된다면 내가 출마" 랭크뉴스 2025.02.16
43464 서울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실외활동 마스크 착용해야” 랭크뉴스 2025.02.16
43463 상사 폭언으로 사망한 증권맨…法 “업무상 재해 맞다” 랭크뉴스 2025.02.16
43462 배우 김새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경찰 “범죄 혐의점 확인 안돼” 랭크뉴스 2025.02.16
43461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순국 윤동주, 일본 대학에서 명예박사 랭크뉴스 2025.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