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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아침, 하늘이가 다녔던 초등학교 정문 울타리에는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편지와 국화, 물품들로 가득했다. 천경석 기자

학교에서 교사 손에 목숨을 잃은 김하늘(8)양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하늘이가 다녔던 초등학교에는 합동분향소와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분향소에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13일 아침, 학교 정문부터 50여m에 이르는 울타리에는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편지와 국화, 물품들로 가득했다. 과자와 젤리, 그리고 가수 아이브 장원영의 포토카드와 음반(CD)까지, 하늘이가 좋아했던 것들이 가득했다. 물건이 비와 눈에 젖을까 시민들은 우산을 씌웠고, 투명한 비닐로 덮어두기도 했다.

하늘이에게 전하는 쪽지에는 안타까움과 편안함에 이르길 기원하는 글들이 가득했다.

“못 지켜 줘서 미안해”, “어른이 미안해. 정말 미안해”, “하늘의 별을 볼 때마다 하늘이를 기억할게”, “세상에서 가장 예쁜 별이 되길 바라” 등 수백장의 쪽지와 편지들이 하늘이를 추모했다.

6학년 언니라고 소개한 쪽지에는 “언니에겐 평소와 다를 게 없이 지루해하던 날. 넌 이곳을 영영 떠나버렸다”며 “부디 그곳에서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행복해”라고 기원하는 글이 적혔다.

선생님들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 “초등교사로서… 조문밖에 할 수 없어 많이 미안해”, “다음 생엔 선생님이랑 중고등학교에서 만나서 재밌게 아이돌 얘기하자. 못 지켜줘서 미안해”라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학교 울타리 밖에는 하늘이가 좋아했던 가수 아이브 앨범도 놓였다. 앨범 위에는 “언니도 아이브 좋아해. 하늘이가 좋아하는 아이브 앨범을 가져왔어. 하늘이를 조금만 더 일찍 알았으면 많이 사줬을 텐데…”라는 편지가 붙었다.


직접 오지 못해도 추모 꽃다발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이날 한 배달기사는 국화꽃을 가득 들고 울타리 밖에 올려두기도 했다.

이날 일부러 나와봤다고 말한 이아무개(70)씨는 “아이 하나 낳아서 이만큼 키우려면 얼마나 힘든데, 그것도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며 “정부에서도 무슨 대책이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곳 초등학교 교문을 들어서면 “이곳에서 웃으며 인사해요. 즐겁게 학교생활 하겠습니다.”라는 간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는 하늘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있었지만, 오직 하늘이만 없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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