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둘 중 한 명 "다시 선택해도 공무원"
한경DB
우리나라 공무원 10명 중 5명은 직업을 다시 선택해도 현재의 직업을 하겠다고 답했다. 또 10명 중 7명은 소속 기관을 비판하는 뉴스가 나오면 창피함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한국행정연구원은 '한국의 공·사조직 구성원 인식 비교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국가 공무원 500명, 지방직 공무원 500명 등 공무원 1천명과 5인 이상 민간 기업 종사자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직업을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현재와 같은 영역(공공 또는 민간)을 택하겠다고 답한 공무원(50.7%)은 민간 종사자(71.1%)보다 20%p 이상 적었다.
또 공무원 68.4%는 '기관을 비판하는 뉴스가 나오면 내가 창피하게 느껴진다'고 답했다. 동일한 질문에서 민간 기업 종사자의 응답률은 이보다 약 10%포인트(p) 낮은 58.6%였다.
반면 '사람들이 우리 기관을 칭찬하는 것을 들으면 내가 칭찬받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공무원은 51.0%로, 민간 종사자(58.3%)보다 약 7%p 낮았다.
'우리 기관이 잘되는 것이 내가 잘되는 길이다'라는 말엔 공무원 48.2%, 민간 종사자 66.1%가 동의했다.
의사 결정 측면에서는 민간 부문이 공공 부문에 비해 더 많은 자율성을 보장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맡은 직무는 내 의사결정에 있어 상당한 자율성을 제공한다'고 느낀 민간 종사자는 54.3%로, 공무원(38.6%)보다 15.7%p 높았다.
'직무를 수행하면서 주도적으로 업무를 판단할 기회가 있다'고 응답한 민간 종사자는 60.2%였지만, 공무원은 50.5%에 그쳤다.
'우리 기관의 조직 목표는 담당업무 수행을 위한 명확한 지침을 제공한다'는 공무원은 32.0%에 불과했으나, 민간 종사자는 과반이 이에 동의했다.
'지난 1년간 우리 기관의 목표 달성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공무원은 35.5%, 민간 종사자는 49.6%였다.
'직장 일로 개인적인 삶을 즐기기가 어렵고 스트레스가 발생한다'는 공무원은 절반이 넘었지만, 민간 종사자는 41.3%였다. '직장 일이 많아져 가족적 책임(육아·가사 활동 등)을 다하기 어렵다'는 데에도 공무원(45.6%)은 민간 종사자(30.7%)보다 더 많이 동의했다.
정년 연장에 찬성하는 비율은 공무원은 54.5%, 민간 종사자는 58.6%였다.
보고서는 "공공 부문은 외부 평가를 개인 자존감과 연결하는 경향이 강하며, 민간 부문은 조직의 성공과 개인 성공의 연관성을 더 중요시한다"며 "공공조직이 구성원들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부여하고, 현장 상황에 맞춰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공공 부문 장기 근속자들에게 보상이나 경력개발 기회를 제공해 구성원들이 조직에 장기적으로 남도록 동기부여를 할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재택근무나 유연 출퇴근제 등 다양한 근무 형태를 제공해 종사자들이 더 나은 근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