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워싱턴에서 열린 실내 대통령 취임 퍼레이드 행사 중 행정명령 서명에 사용한 펜을 관중에게 던지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협상을 즉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정상과 나눈 첫 공식 대화로 알려졌다. 이번 통화는 러시아가 억류 중이던 미국인을 석방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푸틴 대통령과 길고 생산적인 통화를 나눴다”며 “우크라이나, 중동, 에너지, 인공지능(AI), 달러의 위상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매우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으며, 상호 방문을 포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에게 협상을 이끌라고 지시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도 전화를 걸어 이를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G)20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가 마지막이다.
젤렌스키 대통령 대변인도 두 정상 간 통화가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밝혔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은 두 정상의 대화가 총 90분가량 이어졌다고 확인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 휴전과 평화적 해결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푸틴 대통령도 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으며, 장기적인 해결책은 평화 협상을 통해 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협상팀에 포함된 스티브 위트코프는 러시아가 미국인 마크 포겔을 석방한 것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위한 협상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엔엔(CNN)에 “이번 석방이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협력 관계의 방향성을 나타낼 수 있다”며 “두 정상은 훌륭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앞으로도 그 관계가 지속할 것이라고 본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전쟁 이전의 국경을 되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역시 협상에서 비현실적인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