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동반 15% 상승
"조선 사업 내 대미 협력 강화 기대 반영돼"
관세 가능성도 크지 않아···"美 실익 없어"
"조선 사업 내 대미 협력 강화 기대 반영돼"
관세 가능성도 크지 않아···"美 실익 없어"
한화오션 제공.
[서울경제]
조선주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격화하며 반도체·자동차·배터리 업종의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대표적인 ‘관세 무풍지대’로 여겨지는 조선 업종으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해군 함정 건조를 한국 등 동맹국에 맡기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미국 의회에 발의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투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329180)은 전날 전 거래일 대비 4만 7000원(15.36%) 오른 35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HD현대중공업은 장중 한때 역대 최고가인 35만 5000원까지 오르며 조선 업종 중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나머지 조선 업종들의 주가도 불기둥을 뿜었다. 한화오션(042660) 역시 전날 장중 한때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직전 거래일 대비 9600원(15.17%) 오른 7만 2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HJ중공업(097230)(8.62%), 삼성중공업(010140)(5.98%), HD한국조선해양(009540)(5.64%), HD현대미포(010620)(2.30%) 등도 주가가 상승 마감했다.
최근 조선주들의 고공행진은 미국 의회에서 동맹국에 해군 함정 건조를 맡기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 따르면 마이크 리 공화당 상원의원과 존 커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5일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준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 2건을 발의했다. 외국 조선소에서 해군 함정을 건조하지 못하게 하는 현행법을 개정해 예외 사항을 마련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나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에 있는 조선소의 경우 해군 함정 건조를 맡길 수 있게 한 것이다.
법안이 특정 국가를 협력 대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우리나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인도태평양 국가 중 첨단 해군 함정을 미국보다 저렴하게 건조할 역량을 보유한 국가는 사실상 한국과 일본뿐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후 직접 “미국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 점도 관련 기대를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도 조선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현재 국내 증시는 한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우려 속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관세 부과 영향이 국내 조선 업종에는 타 업종 대비 크게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조선 기업에 협력 의사를 내비친 만큼 실제 부과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상선의 경우 국제적으로 무관세 품목일 뿐만 아니라 미국 조선사들과 경쟁 관계에 있지도 않아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의 실익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