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 인터뷰
"당일 한국 혼란스러웠지만, 향후 소통 이어져"
"한일 협력뿐 아니라 한미일 등 다자간 협력 중요"
"한일 방위당국 간 대화도 진행 중…좋은 전개"
"당일 한국 혼란스러웠지만, 향후 소통 이어져"
"한일 협력뿐 아니라 한미일 등 다자간 협력 중요"
"한일 방위당국 간 대화도 진행 중…좋은 전개"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가 11일 서울 성북구 주한일본대사관저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의 혼돈이 두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한국에 주재한 외교사절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까.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는 11일 본보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평온하게 살고 있는 한국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놀랐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계엄 해제와 향후 대응이) 큰 소란 없이 평화롭게 진행돼 다행"이라면서 올해 한일수교 60주년을 맞아 한국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인터뷰는 서울 성북구 대사관저에서 진행됐다.
"계엄 당일 혼란스러웠지만, 이후 외교차관·부총리와 대화"
미즈시마 대사는 계엄 소식을 접했을 때 "가짜뉴스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 사실을 확인한 직후 "일단 자국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에서, 한국 거주 일본인들에게 주의를 환기하는 정보를 알리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계엄 선포 중 우리 정부와의 고위급 소통은 없었다. 미즈시마 대사는 "한국은 정말 혼란스러웠다"며 "하지만 이후 김홍균 외교부 1차관, 최상목 부총리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한일관계 개선 기조, 바뀌지 않을 것…한일·한미일 협력 중요"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가 11일 서울 성북구 주한일본대사관저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일본에 호의적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직무가 정지되고, 트럼프 2기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로 쏠리면서 한미일·한일 협력이 위기를 맞았다. 미즈시마 대사는 "북한과 러시아의 이른바 '전략적 파트너십'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일 그리고 한일미 간 협력은 필수적으로 중요하다"며 "일본은 미국과 함께 한국과의 연대를 소중히 여기고 협력을 진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일 양국은 지난해 6월 국방장관회담에서 초계기 갈등의 재발방지에 합의하며 안보 협력에 속도를 냈다. 미즈시마 대사는 "긍정적인 전개"라며 한일 국방당국간 협의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의 정권 교체 가능성에 대해선 "발언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면서도 "한국과 일본이 처한 전략적 환경을 보면 양국관계의 기본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간 만남도 적절한 시기에 모색해 나가겠다고 했다.
"역사문제, 전체 관계 덮지 말아야…국교 정상화 60주년 계기 다양한 교류 사업 추진"
관건은 과거사 문제다. 윤석열 정부가 성과로 꼽아온 강제동원 피해자 '3자 변제' 해법조차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국내에서는 배상의무를 진 일본 기업의 성의가 부족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미즈시마 대사는 "(과거사 문제와 같이) 대립적인 사안이 발생하더라도 한일관계 전체를 덮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잘 관리하고 조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본 정부로선 민간기업에 무엇을 하라고 지시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제3자 변제안을 한국 정부가 발표한 이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는 '미래파트너십' 기금을 만들고 교사 간 교류라든가 한일 스타트업 지원 등의 사업을 개시했다"며 "그런 식으로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악재를 무시할 수 없지만, 올해는 양국에 특별한 해다. 기회를 살려야 할 때다. 미즈시마 대사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라며 "지방도시에도 예를 들어 '일본 주간'을 열고자 하는 등 협력을 하고 있고, 워킹홀리데이, 고등학생 교류를 비롯한 상호 교류 프로그램을 계속 해나가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15일에는 서울 남산 타워와 도쿄 타워를 동시에 점등하는 행사가 열린다.
그는 "국민 간 왕래가 증가하면 상호 신뢰도 높아진다"면서 "결국 교류가 확대돼야 서로를 이해하고 오해도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