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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하늘(8)양 아버지가 12일 오전 딸의 빈소에서 기자들을 만나 입장을 말하다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최예린 기자

지난 10일 학교에서 교사 손에 목숨을 잃은 김하늘(8)양의 아버지가 수사당국의 무신경한 대처에 울분을 쏟아냈다.

하늘양 아버지는 12일 오전 딸의 빈소에서 추모기도를 한 뒤 기자들을 만나 “어제 경찰이 기자 브리핑을 했나 보다. 우리는 경찰이 브리핑을 한 사실도, 아이를 해친 사람이 경찰에게 했다는 말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게 됐다”며 “경찰은 브리핑 전 가족에게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다. 왜 우리가 모든 내용을 기사를 통해 접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하늘이를 조사하는 경찰과 검사 중 단 한 명도 조문하지 않았다. 어제 사건과 관련 없는데도 조문 온 경찰 3명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저를 끌어안고 펑펑 울다 갔다. 그런 분들도 있는데 담당하는 분들(경찰·검찰 관계자)은 어떻게 인사도 안 올 수 있냐. 우리 딸이 왜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슈가 되어야 하는지, 이런 일이 왜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며 참던 눈물을 터트렸다.

부검에 동의하게 된 과정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하늘양 아버지는 “첫날 경찰이 ‘직접 살인’은 부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어제 검찰 수사관이 ‘사인이 명확하다면 유족 동의 아래 부검을 안 해도 된다’고 해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그런데 경찰에서 다시 연락해 ‘정확한 사인을 알기 위해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고, 반대하는 가족이 있지만 의사인 지인에게 자문을 구한 끝에 부검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늘양 아버지는 피의자인 교사 ㄱ(48)씨가 우울증 등 병력을 언급하며 우발적으로 범행을 한 것처럼 경찰에 진술한 것과 관련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ㄱ씨는 학교 안에서 구할 수 없는 흉기를 구해 하늘이를 해쳤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살인이 아닐 수 있냐”며 “하늘이가 학원 가지 않는 화요일이었다면 다른 아이가 범행 대상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 수요일에 혼자 남은 다른 아이가 ㄱ씨의 타깃이 됐을 수도 있다. (정황상) 누구에게라도 범행이 일어났을 텐데 (실행한) 대상이 하늘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학교에서 교사 손에 목숨을 잃은 고 김하늘(8)양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서부경찰의 육종명 서장이 12일 오전 하늘 아버지의 기자회견 30분 뒤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하늘양 수사를 진행하는 대전서부경찰서의 육종명 서장은 아버지의 기자회견 30분 뒤 하늘양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하늘양 아버지에게 수사상황 등을 설명한 뒤 기자들 앞에 선 육 서장은 “이날 오전 부검했고, ㄱ씨 주거지와 차량도 압수수색하고 있다”며 “사안이 중대해 대전경찰청에 수사본부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의 유족에 대한 세심한 배려 부족과 관련해 육 서장은 “유족의 답답함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실시간으로 구체적인 수사상황을 설명해드리기엔 한계가 있다. 앞으로는 유족의 궁금증이 없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하늘양 아버님에게 말씀드렸다”며 “조문은 불쑥 찾아가는 것도 적절하지 않은듯 해서 어제부터 일정을 조율하는 중이었는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아침에 유족 입장을 전해듣고 바로 달려왔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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