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계엄방지·경제민주화·권력구조 개편 개헌을"
"정치 이해와 선거 유불리로 접근해선 안 돼"
"민주당, 신뢰와 역량 보여줬는지 성찰해야"
"지지율 저조? 노무현 대통령도 1~2%로 시작"
"확장성은 이재명보다 비교우위 있다고 자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1일 한국일보 본사에서 임기 단축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시몬 기자


12·3 비상계엄 이후 두 달째 지속 중인 탄핵 정국은 한국 정치시스템과 지도자상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에 이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는가 싶더니, 최근 광장을 점령한 탄핵 찬반 집회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이후 국론 분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와 관련한 해법으로 분권형·4년 중임제 개헌을 통한 정치개혁, 희생과 결단의 리더십을 제시했다. 비상계엄에 따른 혼란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시대정신으로 경제와 국민통합을 꼽았다. 개헌은 이를 이행하기 위한 시대적 과제인 셈이다. 이를 실천할 자신만의 무기로는 경제에 정통하고 중도·보수까지 통합할 수 있는 확장성을 꼽았다. 김 지사 인터뷰는 지난 11일 한국일보 본사에서 진행됐다.

-탄핵 정국을 거치며 제7공화국 출범을 주장했다.


"시효를 다한 87년 체제를 극복하려면 개헌이 필요하다. 만약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제7공화국 출범이란 역사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다음 대통령은 임기에 연연해선 안 된다. 대선 후보들은 개헌에 대한 분명한 그림을 밝히고 임기 단축을 합의 또는 천명해야 한다. 4년 중임제·분권형 개헌으로 가려면 선거 주기(2028년 대선과 총선 실시)를 맞춰야 한다. 만약 내가 그런 사례가 될 수 있다면 담대하게 임기 단축을 실천하겠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개헌보다 내란 단죄가 우선"이란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됐고 헌법재판소가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탄핵열차가 정상궤도에 오른 만큼 탄핵은 탄핵대로, 개헌은 개헌대로 가면 된다. 비중 있는 정치인이라면 비상계엄과 내란 국면에서 나라를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정치적 이해득실이나 선거 유불리로 접근할 경우 국민은 다 알아차린다."

-기존에 제시된 개헌과 차이가 있나.


"세 가지가 골자다. 첫 번째는 계엄 대못 개헌이다. 현행 헌법상 모호한 계엄 발동 요건을 구체화하고, 전문에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포함시킬 것이다. 두 번째는 경제 개헌이다. 우리 사회의 소득불균형, 불공정, 불형평을 해소하고 취약계층과 상생해야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 불평등 해소에 국가책임 강화, 토지공개념 일부 도입, 지역균형발전 명문화 등을 담는다. 세 번째는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분권형·4년 중임제 개헌과 결선투표제 도입이다. 결선투표를 통해 과반 지지로 당선된 대통령은 안정적 국정운영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대선 전 개헌이 가능한가.


"대선 전 추진은 현실적이지 않다. 개헌을 공약했지만 대통령 당선 후 추진이 쉽지 않은 전례도 있다. 유력 대선후보들이 개헌 입장을 밝히고 국민에게 약속해야 하는 이유다. 내가 주장한 분권형·4년 중임제에 대해 진정성을 보이려면 다음 대통령은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야 한다."

-비상계엄은 지도자의 중요성을 일깨워 줬다.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비전 제시 능력, 경제에 대한 통찰력, 글로벌 이슈에 대한 감각 등 아주 많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계엄을 거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보여준 희생과 결단의 리더십이 절실하게 다가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1월 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일정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과 만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다보스포럼 참석을 계기로 한국 상황에 대한 고민이 컸을 것 같다.


"한국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중 유일한 참석자였다. 그래서 '경제 국가대표로서 간다"고 생각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대신 다보스로 향한 것은 세계 지도자들에게 한국 경제에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한국 정치·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잠재력을 믿어달라고 했다. 한국에서 정치 불확실성 제거를 위한 정권교체, 윤석열 정부의 역주행식 경제정책을 바꾸는 대전환이 있을 거라 설명했다."

-탄핵소추 이후 윤 대통령과 여당, 극렬 지지층의 사법부 흔들기는 여전하다.


"개탄스럽다.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세력을 어떻게 보수라 부를 수 있나. 나라를 쪼개고 법치 훼손을 준동하는 정당은 (다음 대선에서) 민주당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

-국론 분열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다음 대통령은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와 국민통합을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치개혁은 필수다. 만약 다음 대통령이 임기 단축을 결단하면서 대통령직을 수행한다면 대한민국이 다시 뭉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기득권을 내려놓으면서 여러 정치세력을 포용하고 국민에게 호소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번 대선과 새로 출범할 정부가 그런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이 최근 여론조사상 민심을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솔직해져야 한다. 국민이 보기엔 계엄과 내란을 응징해야 하지만, 민주당이 수권정당에 걸맞은 신뢰와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성찰이 필요하다."

-비명계의 '이재명 일극체제' 지적에 친명계는 '내부 총질'이라 비판한다.


"지난 대선 패배와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권교체 열망이 크다는 표현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더욱 단단한 지지를 얻으려면 당내 다양성이 필요하다. 민주주의나 사회도 마찬가지다. 단일 가치나 똑같은 사람만 모여 있으면 퇴행할 수 있다. 또 다양성에 대한 일종의 거부감은 국민의 눈에 역량 부족으로 비칠 수 있다. 민주당이 미래로 나아가려면 품을 더 크게 하면서 포용력을 갖춰야 한다."

-이재명 대표의 실용주의에 대한 평가도 분분한데.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실용주의적 방법을 쓰는 것은 좋다. 교조적·이념적 방법을 쓰면 사회 내 소통과 관련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용주의는 수단이지 목표가 돼선 안 된다. 이 대표가 흑묘백묘론을 말했다. 정작 목표인 쥐는 없는데 고양이만 득실대면 무슨 소용인가. 목표와 수단이 도치돼 버리면 신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대선의 시대정신으로 경제와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박시몬 기자


-민주당의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예를 들면 노무현 정부 시절 만든 '비전 2030'은 복지국가와 상생발전을 말했는데, 성장과 분배의 상생을 강조한 거다. 중산층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를 튼튼히 하면서 약자와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민주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 포용, 혁신, 평화, 상생 등을 말할 수 있다."

-활발한 활동에도 저조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사회에 비유하자면, 지금은 안개가 자욱히 끼어 시계 제로에 가까운 상태다. 시간이 지나 안개가 걷히면 옥석이 구별될 것이다. 나는 중도뿐 아니라 일부 보수까지 확장성 면에서 강점이 있다. 그리고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제 전문가다. 월드뱅크에서 근무했고 경제 부총리를 하면서 글로벌 현안에도 강점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1~2%로 시작했고, 야구에 비유하자면 정규리그 1위 팀이 우승할 거라 생각하겠지만, 2위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도 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결과에 따라 야권 대선판도가 흔들리지 않겠나.


"항소심 결과는 사법부 몫이다. 이 대표는 이번에도 당당하게 헤쳐나갈 것이다. 다만 내 정치 행보에 이 대표 재판이 변수는 아니다. 임기 단축 개헌도 조건이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지 않고 소신껏 말한 것이다. 소명에 따라 뚜벅뚜벅 내 길을 가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탄핵 정국에서 필요한 시대정신은 뭔가.


"(기재부 관료로서) 노무현 정부 시절 '비전 2030'를 만들 때부터 시대정신을 고민해 왔다. 윤 정부 실정과 비상계엄을 보면서 경제와 통합을 생각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나라가 두 동강 난 채 싸우면서 법치를 부정하는 것을 해결해야 한다."

-이 대표보다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나만 꼽는다면.


"이 대표뿐 아니라 다른 정치인들보다 확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세력 확장이 아니라 국민통합 측면에서 비교우위가 있다고 자신한다. 소년가장으로서 어렵게 공부해서 공직자에 이르는 과정에서 복지국가와 상생발전 등 진보 가치를 고민하며 실천해 왔다. 공직자로 이룬 성과도 작지 않다. 경제부총리 첫해와 다음 해 경제성장률이 각각 3.4%, 3.6%였다. 1인당 국민소득도 3만 달러를 달성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198 [단독] 한미연합연습에 ‘계엄 훈련’ 대폭 조정…“오해 피하려”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97 [단독] 방첩사 간부들 “수사단장이 두 그룹 명단 불러…5명씩 출동”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96 YG엔터 "손나은 휴대전화 해킹·협박당해…법적 대응"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95 [단독] '김동현' 몰라서 되물었더니‥"이재명 무죄 판사"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94 AI로 위조한 목소리, 증거로 제출…동급생 학폭 가해자로 만든 10대 입건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93 “안중근에도 준 방어권, 윤석열은 왜?” 현직 지검장의 헌재 비방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92 검찰, 707단장 피의자조사…"부대원들 '끌어내라' 들었다 해"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91 "마리 앙투아네트에 격분한 尹, 극렬 유튜버 용산 불러 술자리"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90 [3보] 제주 해상서 10명 탄 어선 전복…현재 5명 구조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89 "27억에서 261억됐다"…엔비디아 안 부러운 '함평 비트코인' 정체는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88 [단독] 수방사령관, ‘자동삭제 메신저’로 계엄 전날 대테러TF 점검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87 제주 서귀포 해상서 10명 탑승한 어선 전복... 해경 "5명 구조, 인명피해 확인 중"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86 하늘양 빈소 찾은 황선홍…“축구 좋아하던 아이, 슬프다”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85 "반말하던데 내가 실수했나" 묻는 70대 눈에 '캡사이신' 쏜 약사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84 제주 서귀포 해상서 10명 탑승한 어선 전복... 해경 "인명피해 확인 중"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83 사인은 ‘다발성 예기 손상’…유족 엄벌 호소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82 제주 표선 해상서 어선 전복…승선원 10명 중 5명 구조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81 해경 "제주 해상서 10명 어선 전복…5명 구조"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80 3월말 아닌 3월초 선고?…尹 탄핵심판 조기종결 가능성 커졌다 new 랭크뉴스 2025.02.12
46179 해경 "제주 해상서 10명 탄 어선 전복… 현재 5명 구조" new 랭크뉴스 2025.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