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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정권 즉각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이 12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5일 예고된 탄핵 반대 집회에 맞서 탄핵 찬성 집회에 모여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뉴스1
보수단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광주 5·18민주광장 인근에서 열기로 하자 광주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탄핵 찬성 집회에 참여해줄 것을 독려하고 나섰다.

광주지역 1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11일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극우 집단이 내란을 이어가는 교두보로 광주를 재물 삼기 위해 광분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압도적인 결집을 통해 내란 동조세력이 정치적으로 광주를 더럽히는 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지역 시민단체가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나선 것은 보수단체가 대규모 광주 집회를 예고한 후 양측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극우 성향 개신교 단체인 ‘세이브코리아’는 오는 15일 광주 동구 무등빌딩 앞에서 ‘국가비상기도회 및 시국대회’를 개최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집회 참가 인원은 당초 1000명에서 전날 1만명으로 늘려 경찰에 신고했다. 무등빌딩은 매주 탄핵 찬성 집회가 열리는 5·18민주광장에서 200m가량 떨어진 곳이다.

한국사 '일타 강사' 전한길씨가 지난 8일 오후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뉴스1
비상행동 측은 보수단체의 광주 집회에 맞서 대규모 탄핵 찬성 집회로 맞불을 놓겠다는 복안이다. 당초 보수단체의 집회에는 ‘무대응’ 방침을 밝혔으나 이른바 ‘세 대결’을 통해 탄핵 찬성에 대한 시민들의 의지를 알릴 방침이다.

앞서 광주 충장로에서는 2019년 5월 18일 자유연대를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 1000여명이 대규모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들은 5·18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 당일 광주 집회를 열고 ‘5·18 유공자명단 공개’를 촉구하며 행진 시위를 벌였었다. 당시 진보단체도 5·18민주광장에서 2000여명이 참여한 집회를 열었으나 양측의 충돌 없이 시위와 행진이 마무리됐다.

기우식 광주비상행동 대변인은 “보수단체의 집회 인원보다 두 배 이상을 결집할 방침”이라며 “시민들은 민주주의 성지 광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것에 대해 매우 분노하고 있기 때문에 2만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보수 유튜버 안정권씨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보수단체 측은 “광주서 계획된 집회는 지난 8일 동대구역 집회 규모(경찰 추산 5만2000명)보다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이브코리아 관계자는 “버스 대절에 대한 문의 규모 등을 고려하면 대구보다 더 많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에서의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에 경찰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광주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보수단체의 광주 집회 자체가 많지 않았던 데다 대부분 소규모로 이뤄졌다”며 “혹시 모를 물리적 충돌에 대비해 기동대 투입 등 경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 찬·반 집회가 예고되면서 보수단체의 광주 집회에 대한 찬반 논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이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이브코리아의) ‘광주 집회’에 대해 ‘쓰레기 매립장’을 (추천 장소로) 제시했다”며 “평범한 국민을 ‘극우·쓰레기’라고 모독하고 폄훼하는 망언”이라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정권 즉각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이 12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5일 예고된 탄핵 반대 집회에 맞서 탄핵 찬성 집회에 모여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뉴스1
앞서 박 의원은 최근 강기정 광주시장이 극우 유튜버의 집회 장소(5·18민주광장) 사용을 불허하자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광주시장님, 극우 집단에게 인정을 베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게시글을 통해 “집회의 자유를 부정할 수 없으니, 그들에게 어울리는 적합한 장소를 안내해 주시면 어떨까요? 광주 남구 도동길 160입니다”라고 했다. 해당 주소는 광주시의 쓰레기 매립지·소각장인 ‘위생매립장’이다.

반면 종교단체들은 세이브코리아의 광주 집회에 대해 연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광주NCC)는 전날 성명을 통해 “기독교인을 모독하는 세이브코리아는 광주 집회를 철회하라”고 밝혔다.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및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일정. [세이브코리아 누리집 캡처]
광주NCC는 “세이브코리아는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탄핵 반대를 넘어 헌법재판소와 법원을 부정하는 등 사법체계를 흔드는 발언을 일삼고 있다”며 “광주의 어떤 교회도 세이브코리아 집회에 성도들을 동원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도 “5·18 광주정신을 폄훼하고 사법체계를 능멸하며 기독교 신앙을 오염시키는 극우 집회는 광주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광교협은 “윤석열에 대한 심판은 헌법재판소와 법원에 맡기고, 광주 기독교인들은 나락으로 떨어진 국격 회복과 민생안정, 국민의 평안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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