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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8)양의 아버지가 12일 빈소가 마련된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딸의 축구 점퍼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성준 기자

“다음주 홈 개막전에 처음 입히려고 했는데…”

지난 10일 학교 안에서 40대 여교사에게 살해당한 김하늘(8)양의 아버지는 슬픔에 가득 찬 얼굴로 딸에게 입히려고 사 둔 축구점퍼를 들어보였다. 그는 생전 축구를 좋아했던 딸이 점퍼를 한 번도 입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며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양의 아버지는 12일 오전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수사 상황에 대한 감정을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던 그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다 잠시 자리에서 나와 딸의 영정 옆에 걸려 있던 작은 점퍼를 들고 다시 자리에 섰다.

조심스런 손길로 점퍼를 들어 앞면과 뒷면을 보여주던 그는 “하늘이에게 입혀주려던 것”이라며 옷을 소개했다.

김 양 아버지는 “제가 축구를 좋아한다. 연고팀인 대전하나시티즌 시즌권을 끊어서 아이들과 함께 응원을 가고 제주도 원정 응원까지 갈 정도”라며 “이 옷은 우리 축구그룹의 점퍼다. 팔 부위를 보면 하늘이의 이니셜이 쓰여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있을 홈 개막전 경기 때 처음 입히려고 했는데, 하늘이는 이제 이 옷을 입지 못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아빠를 닮아 유독 축구를 좋아했던 김 양은 아빠의 동료들과도 잘 어울릴 정도로 살갑고 착한 딸이었다.

김 양 아버지는 “하늘이는 축구를 좋아했다. 모임에 있는 삼촌·이모나 언니·오빠들을 너무 좋아해서 집으로도 자주 초대했다”며 “축구가 끝나면 아빠 우리 회식 가야 돼. 언니들이랑 놀아야 돼’라고 항상 얘기했다. 그런데 유니폼을 한 번도 못 입게 됐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김 양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언니의 부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던 김 양의 동생은 전날 늦은 저녁시간이 돼서야 언니가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 양 아버지는 “하늘이 동생에게는 ‘언니가 하늘나라로 먼저 갔어’라고 얘기해 줬는데 처음에는 잘 몰랐다. 영정 앞에 있는 인형을 갖고싶어 했고 젤리를 먹고싶어 했다”며 “그런데 어제 저녁 늦은 시간에 아내의 품에 안겨서 펑펑 울면서 ‘엄마, 나 이제 화장 놀이 누구랑 해요? 언니랑 게임은 어떻게 해요?’라고 말하며 많이 울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하늘이는 10일 세상을 떠났는데 동생은 9일이 생일이다. 앞으로 아이 생일 파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동생은 하늘이가 다니던 학교의 병설유치원에 다니고 있고 그 학교에 진학해야 한다. 학교에 다닐 때 언니의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기사·영상 등에 달린 김 양에 대한 악성 댓글에는 강력 대응하겠다고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딸이 아무 죄도 없이 교사에게 살해당한 만큼 악성 댓글에 시달려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하늘이가)무슨 잘못을 했나? 그냥 죽은 것이다. 선생님을 따라가서 세상을 떠났다”며 “앞으로 모든 악성 댓글 관련 정보를 수집해서 모두 처벌받게 하겠다”고 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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