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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구축 사업 착수
2032년까지 100만명 유전체 정보 구축 목표
박현영 원장 “성공은 국민 참여에 달려…신뢰 위해 노력할 것"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 연구원이 11일 입고된 인체자원 바이알을 2층 액체질소 냉동고 저장실에 저장하고 있다./오송=염현아 기자


“100만명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사업의 첫 100명분 검체가 지금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충북 오송의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NBK) 1층 후문 하역장에 GC녹십자 차량 한 대가 들어오자 NBK 직원들이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은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사업을 위한 인체자원 첫 입고 날이었다. 하역장에 도착한 차량에는 대한민국 국민 117명의 인체자원이 실려 있었다. 무사히 하역 작업을 마치고 나서야 직원들은 환한 미소를 띄었다.

바이오빅데이터는 한국인의 유전체 정보를 수집해 희소질환자나 만성질환자에게서 발견되는 돌연변이를 찾아내는 도구다. 개개인의 유전체 정보, 환경적 요인, 생활 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정밀의료에 바이오빅데이터를 더하면 환자들은 자기 유전자에 맞는 맞춤 치료를 받거나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2013년 유전체 검사로 유방암·난소암을 일으키는 ‘BRACA1′ 유전자에서 돌연변이를 발견해 유방암 예방 절제술을 받은 것도 이런 기술 덕분이다.

미국·영국 등 주요 국가는 이미 100만명 바이오빅데이터 구축 사업을 시작해 국가전략 자산으로 자리잡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올 오브 어스(All of us)’ 프로그램은 내년까지 미국인 100만명의 유전체 빅데이터를 모으는 게 목표다. 최근에는 미국 유전체 분석업체 트루베타가 17개 제약사·병원과 협력해 1000만명의 유전체 수집·분석을 위한 ‘트루베타 게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유전체 수집을 시작한 영국의 ‘UK바이오뱅크’와 핀란드 ‘핀젠’은 50만명 수준의 빅데이터를 모았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12월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국통바빅) 구축 사업에 본격 돌입했다.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질병관리청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한다. 2028년까지 77만2000명(질환자 18만7000명, 일반인 68만5000명), 2032년까지 총 100만명의 바이오빅데이터를 구축해, 내년부터 국내 대학·병원·제약사 등 신약개발 연구자들에 개방할 예정이다.

충북 오송의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NBK) 외관./염현아 기자

2012년 출범한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운영하고 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그동안 병원을 비롯한 참여자 모집기관의 참여가 저조해 선정 과정이 3회에 걸쳐 이뤄지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지금은 전국 38개 의료기관에서 모집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21만명분의 인체자원 수집을 완료해 이곳으로 순차적으로 입고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국 38개 의료기관이 참여자로부터 채취한 혈액, 소변 등 검체는 수행기관인 GC녹십자의료재단으로 보내진다. GC녹십자는 이를 DNA·혈청·혈장 등 인체자원으로 제작해 이곳 인체자원은행으로 냉동 운송한다.

지난 11일 오후 충북 오송의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NBK)에 입고된 117명의 인체자원에 대한 접수·검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염현아 기자

지난 11일 오후 충북 오송의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NBK)에 입고된 117명의 인체자원 바이알에 대한 접수·검수 작업을 마친 연구원이 냉동고에 임시 보관하고 있다./염현아 기자

이날 들어온 인체자원은 곧바로 2층 인체자원 접수처로 옮겨져 검수·접수가 진행됐다. 일반인 117명의 DNA, 혈청, 혈장, 연막 등 인체자원은 총 1920개 바이알(병)로, 영하 70도의 냉동 상태로 운송됐다. 연구원은 입고된 바이알에 대한 검수 작업을 1·2차에 걸쳐 진행했다. 바이알 아래에 붙어 있는 바코드를 스캔하면 GC녹십자의료재단이 전송한 인체자원의 정보가 자동으로 접수처 시스템에도 뜨는데, 이때 오류 또는 누락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검수 작업을 마치면 접수처에 있는 기계식 냉동고에 임시 보관한 뒤 2층 액체질소 냉동고 저장실로 옮겨진다.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NBK) 1층에는 DNA, 소변, 연막 등을 저장하는 기계식 냉동고가 187대 비치돼 있다./염현아 기자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은 2층에는 혈청, 혈장, 세포 등을 저장하는 액체질소 냉동고 474대가 비치돼 있다./염현아 기자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 1층에는 DNA, 소변, 연막 등을 저장하는 기계식 냉동고 187대, 2층에는 혈청, 혈장, 세포 등을 저장하는 액체질소 냉동고 474대로, 608대에 달하는 저장 장비를 갖추고 있다. 총 100만명분의 인체자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인체자원은행의 저장 장비·설비 관리를 총괄하는 최병구 책임연구원은 “현재 남아 있는 공간은 국통바빅 사업으로 입고되는 인체자원이 저장될 예정”이라며 “그외 추가로 입고될 50만명분은 저장 시설을 증축해 안전하게 저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국통바빅 구축 사업의 핵심 인프라인 저장시설 확대를 위해 670억원의 예산을 들여 인체자원은행을 증축할 예정이다. 총 4개층(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2000만 바이알을 저장할 수 있는 규모이며, 모두 자동화 작업이 가능한 장비로 비치한다. 오는 2027년 완공이 목표다.

이곳에 입고된 인체자원의 향후 바이오빅데이터 생산·분석은 국내 유전체 분석 업체인 마크로젠, 디엔에이링크, 테라젠바이오, 씨지인바이츠 등 공동 컨소시엄이 맡았다. 이 데이터는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을 바탕으로, 질병을 사전에 예측하고 정밀 진단·치료를 위한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국통바빅 사업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핵심은 국민의 참여다. 박 원장은 “국통바빅 사업은 후대의 정밀의료 혁신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국립보건원도 이 사업에 대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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