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해 2월 국회에서 기자회견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연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2일 “직접민주주의라는 가면을 쓴 팬덤정치가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열성 지지층을 정치적 기반으로 활용하는 이 대표를 겨눈 것으로 해석된다.
임 전 실장은 페이스북에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팬덤정치는 매우 위험한 민주주의의 적이 되었다”면서 “민주주의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다양성과 비판을 허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팬덤이 형성되면 일종의 종교 집단 같은 성격을 드러낸다”며 “경쟁을 하는 상대와 정당을 이단시하고 내부의 다양한 해석과 비판을 불허한다. 극단적인 배타성을 뿜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지자들을 탓할 수는 없다. 문제는 정치 지도자들의 품격과 철학”이라며 “얼마나 많은 정치인이 팬덤층의 낙점을 받기 위해 영혼마저 팔고 있는지 우리는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거론하며 “멀쩡한 사람들이 대체 왜 저러는 걸까.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인이 팬덤의 영지를 벗어나 관용과 포용, 절제와 인내로 스스로를 연마할 때 비로소 국민을 만나게 되지 않겠냐”며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적 정권교체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