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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가해 차량 운전자 차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해 7월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권도현 기자


지난해 7월 14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가 1심에서 금고 7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12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차모씨(69)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금고는 징역과 달리 노역을 부과하지는 않는다. 앞서 검찰은 차씨에 대해 징역 7년6개월을 구형했다.

차씨는 지난해 7월1일 오후 9시26분쯤 서울 중구 시청역 근처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빠져나와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해 1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당시 차씨 차량의 최고속도는 시속 100㎞가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과실로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상해를 입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 결과가 발생했다”며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으며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 점에 비춰 죄책에 상응하는 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원은 차씨가 주장한 차량 급발진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고기록장치(EDR)와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해 ‘차씨 차량의 제동장치에 기계적 결함이 없었고 그가 브레이크 페달이 아닌 가속 페달을 반복해 밟았다가 떼면서 주행하다 사고를 냈다’고 판단한 감정 결과를 수용했다.

이 부장판사는 “가속 페달이 아닌 브레이크를 밟았다면 가해차량은 제동장치가 작동해 정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계속 브레이크를 밟고 있었음에도 오류로 정지하지 않았다는 피고인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급발진 사고에서 나타나는 여러 특징적 징후들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피고인이 일반적으로 차량 운전자에게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했다면 인명 피해를 방지하거나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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