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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해제 적극 검토 중” 발언에
대치 은마 76㎡ 호가 27억→30억 껑충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일부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해제 가능성이 거론되는 지역 아파트들의 호가가 수억원 오르는 등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연합뉴스

서울 잠실·삼성·대치·청담동 등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가능성이 커지면서 잠잠했던 부동산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갭투자 방지와 집값 안정을 위해 도입된 토지거래허가제에 실효성 및 재산권 침해, 풍선효과 논란 등 비판이 잇따르자 서울시가 최근 해제 검토에 나서면서다.

하지만 자칫 부동산 초양극화를 부추기고, 갭투자를 통한 집값 상승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해제 지역과 규모를 신중히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마지막 주부터 4주간 보합세를 보이다 2월 첫째 주(3일 기준)에 0.02% 상승 전환했다.

송파구 잠실동. 연합뉴스

정부의 대출규제, 시중 은행들의 고금리 등으로 부동산이 냉각기인 상황에서 서울의 반짝 반등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기대감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 전환의 가장 큰 이유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14일 ‘규제 풀어 민생 살리기 대토론회’에서 강남의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청에 “해제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의 발언 이후 서울 송파구는 지난달 20일 조사에서 0.09%, 지난주는 0.13% 매매가가 상승하며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가능성이 거론되는 지역의 단지를 중심으로 단기간에 호가가 수억원씩 오르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전용 76㎡ 매매 평균 시세가 27억원대다. 하지만 호가는 30억원대까지 뛴 상황이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일정 크기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살 때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해당 지역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지가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1978년에 처음 도입됐다. 토허제 구역으로 지정되면 임대를 놓거나 전세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이 구역에서 아파트를 사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하고, 상가·업무용 빌딩은 4년간 입주해야 한다.

서울은 전체 면적(605.24㎢)의 10.8%인 총 64.53㎢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다. 특히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14.4㎢가 2020년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뒤 네 차례 연장을 거쳐 올해 6월 22일까지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토허제는 지정 초기에는 해당 지역 거래를 위축시키며 단기적 가격 하락 효과를 가져왔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며 매물이 줄어드는 ‘잠김 효과’로 간헐적 거래에서 신고가가 경신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삼성동·청담동 아파트 일대 모습. 서울 잠실·삼성·청담·대치동은 2020년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연합뉴스

청담동과 대치동은 오히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후 가격이 더 올랐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청담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전 1년 상승률(2019년 6월~2020년 5월)이 8.34%인 반면 지정 후 1년(2020년 6월~2021년 5월)간에는 8.81% 올랐다. 대치동도 지정 전 상승률은 1.14%, 지정 이후는 7.11%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반포·잠원·개포·고덕 등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으로 투자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 재산권 침해 등도 지적됐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자칫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 우려도 있다. 함 랩장은 “휘발성이 매우 강한 이슈다. 잠실도 짧은 기간에 분위기가 급변했다”며 “계절적으로 봄 이사철이 도래하고, 매물도 최근에 줄어드는 등 집값이 다시 오르는 추세여서 자칫 해제 후 가격이 급등하면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해제 지역과 범위, 시기를 잘 설정해야 부작용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갭투자가 늘어나고 가격이 좀 더 올라갈 수 있지만, 주변 시세도 고려하면 폭등할 우려는 적다고 본다”면서도 “최근 집값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여서 서울시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부동산팀장은 “지정 해제에 따른 기대감으로 매도자의 매물 거둬들임과 매물 호가 반영 등으로 일시적인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매물 유동성을 회복시키고 점진적으로 정상화를 찾아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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