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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응 방침에도 세부조치 일단 함구…美행보 맞춰 수위 결정할듯
의장국 폴란드, 12일 EU 무역장관 긴급회의…英도 "미국과 협의중"


EU 집행위원장과 미 부통령 회동
(파리=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왼쪽)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JD 밴스 미 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EU-미 고위 당국자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5.2.11 [email protected] [출처=EU 집행위원장 SNS>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브뤼셀=연합뉴스) 김계연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결정에 정면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도 한 달가량 남은 시행까지는 협상을 통해 해결점을 찾으려는 모습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동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당신(밴스 부통령)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비시장적 과잉생산의 중대한 과제 등을 언급하면서 "동맹으로서 우리가 공유하는 도전에 관한 좋은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뮌헨안보회의(14∼16일)에서 또 만나자"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양측 고위급 당국자 간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견례 성격이지만 미국의 새 관세 계획이 공개된 이튿날 성사돼 주목을 받았다.

양측 모두 표면적으로는 '협력'을 언급했다.

밴스 대통령은 회동에 앞서 모두 발언에서 "무역을 포함한 경제 현안 등 많은 것들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가 유럽을 매우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유럽과 함께 많은 경제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으며, 유럽과 미국 양쪽 모두에 좋은 안보 파트너십을 위해 실질적으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U는 미국의 향후 '호응' 정도에 따라 대응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회동에 앞서 낸 성명에서는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에 심히 유감"이라며 "EU에 대한 부당한 관세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확고하고 비례적인 대응 조치를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정작 성명에 구체적 대응 계획은 생략돼 협상 시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집행위는 정례브리핑에서도 단호한 대응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현재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만 나온 상태로,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때가 되면 우리의 구체적 조처를 설명하겠지만 오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집행위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이뤄지기 전 이례적 '경고 성명'을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신중한 반응으로 읽힌다.

EU 내부에선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고조됐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미국이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EU는 단결해 대응할 것"이라며 "하지만 관세와 보복관세라는 잘못된 길은 피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EU 상반기 순회의장국인 폴란드는 오는 12일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원국 무역장관들을 소집해 긴급 영상회의를 열 계획이다.

EU 회원국이 아닌 영국은 한층 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세부내용을 처리하기 위해 미국 측과 협의 중(engaging)"이라며 "이에 신중히 접근하는 것이 분명히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언제나 우리의 국익을 위해 일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전날도 "정확한 세부내용을 아직 못 봤고 넘겨짚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EU, 한국 등과 2018년 협상을 통해 체결했던 철강 면세 쿼터도 폐기된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EU는 전체 철강·알루미늄 생산량의 2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캐나다,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 규모의 대미 수출국이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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