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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탓’만 하다 끝난 권성동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국정 혼란의 주범, 국가 위기의 유발자, 헌정질서 파괴자는 바로 민주당 이재명 세력”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민주당” 44번 “이재명” 18번

수습보다 견제·비판에 몰두

민주당 “여당 포기 선언문”


‘분권’ 개헌·선거법 개정 제안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감행한 원인으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특검 공세 등을 꼽으며 “국정 혼란의 주범, 국가 위기의 유발자, 헌정질서 파괴자는 바로 민주당 이재명 세력”이라고 했다. 집권 여당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국정 수습이 아닌 이재명 대표 견제와 야당 비판에만 치우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약 40분간 ‘다시 한번 힘차게 전진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권 원내대표는 “12·3 비상계엄 선포, 대통령 탄핵소추와 구속 기소까지 국가적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다”며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반성과 성찰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권 원내대표는 비상계엄이 “납득할 수 없는 조치였다”면서도 “왜 비상조치가 내려졌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9번의 연쇄 탄핵, 23번의 특검법 발의, 38번의 재의요구권 유도, 삭감 예산안 단독 통과” 등을 비상계엄 원인으로 들며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권 원내대표는 “국정 혼란의 목적은 오직 하나, 민주당의 아버지 이 대표의 방탄”이라며 “국정을 파국으로 몰아 조기 대선을 유도하고, 대통령직을 차지하려는 정치적 모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을 “대표 한 사람 방탄을 위해 입법 권력을 휘두르는 개인 숭배 세력, 탄핵·특검 말고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불안 조장 세력”으로 규정했다. 민주당의 한·미 동맹 지지 결의안 발의는 “조기 대선을 겨냥한 위장 전술”, 이 대표의 최근 ‘우클릭’ 행보는 “자신의 과거를 전면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정치 위기의 근본적 해결책으로 분권형 개헌과 공직선거법 개정을 제안했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고, 제왕적 의회의 권력 남용도 제한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이 대표가 개헌을 외면하고 있다” “대권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며 개헌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이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두고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삭감 처리한 올해 예산안을 원상 복원하고 보완해야 한다”며 추경 논의 전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연금개혁을 두고는 “특위 구성에 합의한다면, (구조개혁을 후순위로 두고) 모수개혁부터 논의하는 것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44회, ‘이재명’을 18회, ‘탄핵’을 21회 언급하며 연설 내내 민주당과 이 대표를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여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야당 비판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권 원내대표가 이 대표와 야당을 비판할 때마다 여당 의원들은 박수 치며 호응했고, 야당 의원들은 고성과 항의로 맞대응했다. 연설이 끝나자 여당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단상에서 내려온 권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눴다. 대부분 야당 의원들은 곧바로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당 안팎에서는 권 원내대표의 연설이 ‘이재명 비판의 결정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재명 일극 체제’의 위험성을 알리면 여권 후보가 선전할 수 있으리란 포석이 깔린 것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상대에 대한 비난,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했다”며 “궤변, 가짜뉴스, 변명으로 점철된 여당 포기 선언문이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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