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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가 없어
언론, 우울증 휴직 전력 앞세우는 것 부적절"
나종호 미국 예일대 정신의학과 조교수가 2023년 7월 11일 서울 마포구 평화나루도서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서영 인턴기자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 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조교수가 우울증 환자에 대한 언론 보도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11일 엑스(X)에 지난 10일 대전 서구 초등학생 살인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와 함께 "우울증은 죄가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나 교수는 "같은 나이 딸을 둔 아버지로서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고, 피해자의 부모님이 느끼고 있을 감정은 감히 상상도 가지 않습니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은 부디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길 기원합니다"라며 추모했다.

이어 나 교수는 "가해자는 응당한 죗값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 다만,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이 우울증 휴직 전력을 앞다투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나 교수는 "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가 없습니다"라며 "이와 같은 보도는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강화시켜 도움을 꼭 받아야 할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들어 한국의 정신건강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입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의 우울증 치료 현황을 지적하기도 했다. 나 교수는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은 여전히 10%에 불과합니다. 열 명 중 아홉 명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라며 "사람의 생명은 의사만이 살리는 것이 아닙니다. 펜으로도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습니다. 부디 명심해 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조교수가 11일 X에 대전 초등생 살인사건과 관련해 올린 글. X 캡처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는 2022년 100만744명으로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대한신경과학회도 2021년 "한국의 우울증 유병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인 36.8%로, 한국 국민의 10명 중 4명이 우울증 또는 우울감을 느끼지만 우울증 치료 접근성이 낮아 치료율은 10% 미만"이라고 밝힌 바 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대전 초등학교에서 1학년 김하늘양을 살해했다고 경찰에 자백한 40대 여교사 A씨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고 진술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9일 질병휴직을 냈으나 휴직을 돌연 중단하고 지난해 연말 조기 복직했다.

나 교수는 지난해 1월 종합편성채널 tvN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유퀴즈'에 출연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주요 사립대학인 예일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7월 '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이란 책을 출간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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