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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고도화로 업황 악화 극복
해외 유일 메모리 생산 거점에
월 2000~5000장 규모로 구축
YMTC 등 中업체 턱밑추격에
적층경쟁서 격차 확대 승부수
삼성전자 중국 시안 낸드공장 전경. 사진 제공=삼성전자

[서울경제]

삼성전자(005930)가 중국 시안 공장에서 286단(V9·9세대) 낸드플래시로 공정을 전환한다. 낸드 시황 악화로 인한 기술적 감산과 중국 반도체 회사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시안 공장 일부를 286단 낸드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 중 286단 낸드 공정에 필요한 새로운 장비를 반입해 월 2000~5000장 규모의 라인을 하반기까지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3년부터 시안 공장의 주력이던 128단(V6) 낸드 공정을 236단(V8)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하지만 한 세대 더 업그레이드된 286단 라인을 설치하려는 방침이 대외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낸드플래시는 전자기기 속 데이터를 반영구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반도체다. 칩 속의 기억 공간을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데, 더 높은 단수를 쌓을수록 고용량 칩을 만들 수 있어 낸드 제조사 간 ‘쌓기’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시안 공장은 현재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생산 기지이자 낸드 거점이다. 삼성 전체 낸드 생산량의 40%가량을 이곳에서 만들고 구형 제품 위주로 제품을 제조해왔다. 미국의 강도 높은 반도체 장비 제재로 중국에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기 위한 미국산 장비를 들일 수 없는 것 등이 고려됐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2023년 삼성에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자격을 부여하면서 200단 이상 낸드도 중국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으로 시안 공장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삼성이 대외 리스크가 만만치 않지만 중국의 구형 낸드 공장을 첨단 낸드 공정으로 전환하려는 것은 중국 업체와 격차를 유지하면서 악화된 시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다.

최근 중국 최대 낸드 회사인 YMTC는 294단 낸드를 양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존 최대 단수인 SK하이닉스(000660)의 321단 낸드를 턱밑까지 위협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뿐 아니라 평택 사업장에도 첨단 낸드 공정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신 반도체 팹인 평택 4공장(P4)에서는 이미 286단 신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는 평택 1공장(P1)에서 400단대(V10) 낸드를 양산 라인에 적용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올해 안에 400단 낸드를 양산한다면 SK하이닉스에 뺏긴 기술 패권을 되찾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산 이관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하반기에 400단 낸드 초도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국내에서 첨단 낸드 공정을 키우면서 중국 낸드 공정도 고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구형 낸드 감산과 함께 수익성이 높은 고성능·고용량 낸드 생산에 초점을 맞춰 시황 악화를 타개하려는 측면도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는 크게 증가했지만 낸드 시장의 큰 축인 모바일·노트북 PC 시장은 침체돼 있다. 물가·금리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탓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생산 시간이 짧은 낸드 제조는 줄이고 공정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고성능 낸드 생산량을 늘리면서 업황 개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낸드 생산량을 전 분기보다 25% 줄인 월 42만 장을 생산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낸드는 236단과 286단 전환을 가속화해 중장기 제품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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