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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시 의무사항' 세입자 보호 특례보증 가입 502건뿐
임대인협회 "찔끔 대출 도움 안 돼…생색내기용"


서울시내 아파트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사진은 9일 서울 시내의 아파트. 2025.2.9 [email protected]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정부가 역전세로 전세보증금 반환이 어려운 집주인을 위해 대출 규제를 완화했으나 낮은 대출 한도와 빌라의 월세 가속화로 후속 세입자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이용 실적이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인은 역전세 반환대출을 받을 때 세입자 보호를 위해 의무 가입해야 하는 특례보증 보증료까지 부담하며 대출받을 유인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역전세 반환대출 특례보증이 출시된 2023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년 4개월 동안 임대인의 보증 가입 건수는 총 502건에 그쳤다.

전셋값이 떨어져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집주인 때문에 세입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2023년 7월부터 집주인이 전세금 반환을 목적으로 대출받을 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해 대출 한도를 늘려주고 있다.

집주인의 선순위 대출 확대로 후속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는 역전세 반환대출을 받을 때 반드시 전세금반환 특례보증에 가입하도록 했다.

집주인이 후속 세입자가 입주한 뒤 3개월 이내에 전세금반환 특례보증에 가입하지 않거나, 세입자가 직접 가입한 전세보증의 보증료를 내주지 않으면 대출금 전액을 회수한다.

이런 구조로 출시한 특례보증 상품 가입이 500여건에 그친다는 것은 집주인의 역전세 반환대출 이용이 그만큼 저조했다는 뜻이다.

특례보증 가입 규모는 HUG 272건(975억원), HF 152건(302억원), 서울보증 78건(373억7천만원) 수준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3일 서울의 한 거리에 은행 ATM 기기가 설치되어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이 새해부터 생활·전세자금 등 가계대출 규제 완화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12.23 [email protected]


역전세 반환대출 이용이 저조한 이유로는 우선 낮은 대출 한도가 꼽힌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받아야 하는 최우선변제금(이른바 '방 공제')을 떼어놓고 대출 한도를 정하다 보니 필요한 만큼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게 임대인들의 주장이다.

서울의 경우 최우선변제금이 5천500만원이기 때문에 방 2개짜리 빌라로 대출받을 경우 대출 한도에서 1억1천만원(서울지역 최우선 변제금 5천500원 X 방 2개)이 빠진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정부는 대출 요건을 완화해줬다고 하지만 '방 공제'를 하고 나면 대출 가능액이 몇백만원 수준으로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며 "몇백만원 대출받자고 의무 가입해야 하는 특례보증 보증료까지 감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성 회장은 "역전세 반환대출은 정부의 생색내기용으로 보고 있다"며 "아예 없는 것보다야 낫지만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전세가율 23개월 만에 최고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7.7%로, 2022년 12월(67.3%) 이후 2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대출 규제 여파로 매매가격이 하락했거나 전세에 비해 상승 폭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4.11.26 [email protected]


빌라 전세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하면서 임대인이 원활하게 후속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것도 특례보증 가입이 적은 이유로 분석된다.

역전세 반환대출은 당장 후속 세입자가 없더라도 대출 실행 후 1년 이내 후속 세입자를 구하거나, 집주인이 직접 해당 주택으로 들어가는 조건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

한 빌라 임대인은 "현재 빌라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신규 전세 수요 자체가 급감한 것"이라며 "어떻게든 후속 세입자를 찾아야 역전세 반환대출을 받든 다른 대출을 받든 돈을 마련해 전세금을 내어주는데, 이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빌라 전세의 월세 전환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지난해 서울 주택 전세 거래량은 연간 10% 넘게 감소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빌라·아파트를 모두 아우른 주택 전세거래량은 지난해 25만8천186건으로 2023년(30만5천169건)보다 1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주택 월세 거래량(33만6천588건)이 전년(34만1천280건)보다 1.4% 줄어든 데 비해 감소 폭이 크다.

정부는 지방·비아파트를 중심으로 역전세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당초 1년으로 정했던 역전세 반환대출의 운영 기간을 두 차례 연장해 올해 말 종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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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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