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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이래 70여년간 남학교였던 서울 장충고등학교는 2023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했다. 전환 이듬해인 지난해 장충고 운동장에서 남녀 학생들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장충고등학교
한때 국내중·고교의 ‘주류’였던 남학교와 여학교는 1970년대 고교 평준화 정책, 2000년대 이후 학생 감소로 상당수가 남녀 공학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입시에서의 유·불리함, 면학 분위기, 학교 전통 등을 이유로 남학교, 여학교를 유지하는 곳도 적지 않다. 실제로 ‘학군지’로 꼽히는 서울의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의 고교 53곳 중 26곳(49%)이 남고 또는 여고다. 전국 평균 비율(33.7%)보다 높은 편이다.

입시업체 관계자들은 학교 성적(내신) 등에서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밀릴 것이란 우려 때문에 남학생 학부모의 남고 선호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1946년 개교한 서울 서초구 서울고의 한 관계자는 “남학생이 수행평가 등에서 여학생들을 따라갈 수 없다보니 남고에 대한 학부모 수요가 꾸준한 편”이라고 전했다. 애초 남녀공학으로 설립됐던 인천 신송고가 개교 5년 만인 2010년 남고로 전환한 것도 이같은 학부모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근영 디자이너
학교 입장에선 수업 개설, 생활 지도 면에서 단일 성별이 유리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의 한 남고 관계자는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라 다양한 교과 수업을 편성해야 하는데, 남고는 남학생이 선호하는 인공지능(AI)ㆍ컴퓨터공학같은 이공계 과목을 개설하는 데 공학에 비해 유리한 편이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선 남녀공학 전환을 뒷받힘하는 체계적인 정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남녀 공학 전환에는 시설 투자뿐 아니라 성비 균형, 학습법 개선, 학생 맞춤교육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전환 학교가 교육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몇년 전 남고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서울의 학교 관계자는 “이제는 우리 학교에 올 남학생이 다른 학교로 배정되면서 ‘3분 거리 학교를 두고 30분 넘게 걸리는 곳에 다니게 됐다’고 전화하는 부모도 있다”며 “공학 전환에 대해 교육청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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