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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100도-30도 2분씩 번갈아 8번 반복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계란 노른자와 흰자를 균일하게 익힐 수 있는 조리법을 개발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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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은 ‘약방에 감초’처럼 우리 식탁에 늘상 올라 오는 식품 가운데 하나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추정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계란 소비량은 1인당 연간 150개 안팎이다.

주성분이 단백질과 지방인 계란은 특히 우리 몸이 스스로 합성할 수 없어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들어 있는 완전한 단백질 식품이다. 비타민 A, D, E, K 같은 지용성 비타민과 비타민 B, 철, 칼슘, 인, 아연 등 미네랄도 다양해 필수 영양소를 한꺼번에 공급해주는 훌륭한 식품이다.

최근 영양학 학술지 뉴트리언츠에는 건강한 노인이 일주일에 계란 1~6개를 꾸준히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29% 낮출 수 있다는 오스트레일리아 모나시대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하지만 가열 조리 과정에서 일부 영양소는 기름이나 열에 의해 손실될 수 있다.

이탈리아 나폴리의 페데리코2세대학 연구진이 영양과 식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삶은 계란’ 조리법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엔지니어링’(Communications Engineering)에 발표했다.

계란을 삶을 때 문제는 흰자와 노른자의 조리 온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흰자는 85도에서 익지만 노른자가 익는 온도는 65도다. 따라서 노른자와 흰자가 균일하게 익지 않는다.

100도에서 12분 정도 삶는 완숙 달걀은 노른자가 필요 이상 굳어지는 반면, 60~70도에서 1시간 동안 익히는 수비드 달걀은 흰자가 절반 정도만 굳어 물컹쿨컹하다.


노른자는 수비드, 흰자는 반숙 계란 비슷

연구진은 유체 역학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다양한 조리 방법을 시험한 결과, 끓는 물과 따뜻한 물에 번갈아 익히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는 걸 알아냈다.

연구진이 ‘주기적 계란 조리법’이라고 명명한 이 방법은 중간 크기(63~73g) 계란을 100도 끓는 물과 30도 미지근한 물에 2분씩 담갔다 빼는 주기를 8번 반복하는 것이다. 따라서 계란 삶는 데 걸리는 시간은 총 32분이다. 달걀 완숙에 필요한 12분보다 약 3배가 더 걸린다.

연구진은 “이 조리법으로 삶은 계란은 흰자와 노른자가 모두 균일한 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흰자와 노른자가 ‘이븐하게’ 익었다는 얘기다. 조리가 진행되는 동안 흰자의 온도는 100~87도, 30~55를 번갈아 오갔고, 노른자는 67도를 유지했다. 주기적 조리법으로 삶은 계란의 질감은 노른자는 수비드와 비슷했고, 흰자는 반숙과 매우 비슷했다.

반숙과 수비드라는 두 가지 조리법을 동시에 구현한 셈이다. 연구진은 “노른자는 65도 일정한 온도에서 조리한 것과 가장 유사하고 흰자는 100도에서 조리한 것과 가장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 더 많아

연구진은 다소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지만 주기적 조리로 삶은 계란은 건강에 더 좋은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대표적으로 꼽은 것은 기존 조리 방식보다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이 노른자에 더 많았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영양 성분에서 주기적 조리가 가장 유리한 조리법이라는 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주기법은 계란이 아닌 다른 식품이나 물질을 익히거나 결정화하는 데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진도 인정하듯이 주기적 조리법으로 집에서 계란을 익혀 먹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다른 조리법에 비해 건강상의 이점이 있다는 점을 내세워 음식점 등에서 새로운 메뉴로 개발할 수 있는 여지는 있어 보인다.

*논문 정보

Periodic cooking of eggs. Commun Eng 4, 5 (2025).

https://doi.org/10.1038/s44172-024-00334-w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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