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주기 짧아진 편의점 디저트
SNS 이슈 따라 단발성 출시 몰입
점포 입고되기도 전 단종 사례도
SNS 이슈 따라 단발성 출시 몰입
점포 입고되기도 전 단종 사례도
‘두바이 초콜릿’ ‘밤 티라미수’…. 한때 전국적인 품귀현상과 ‘오픈런’ 행렬을 일으켰던 편의점 제품들이 반년도 안 돼 자취를 감춘 채 매장 한켠에 쌓여가고 있다. 편의점 히트상품의 유행 주기가 점차 짧아지면서 매출을 견인하던 제품들이 반짝인기 후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들은 SNS에서 화제가 된 디저트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며 디저트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GS25는 지난해 ‘두바이 초콜릿’과 ‘스웨디시젤리’에 이어 올해 ‘수건 케이크’와 ‘벽돌 초콜릿·케이크’를 선보였다. 전날 이마트24는 경쟁사를 따라 SNS 인기 디저트 3종(수건 케이크·벽돌 케이크·쫀득쿠키)을 새롭게 출시했다. GS25는 CU가 지난달 2일 업계 최초로 수건 케이크를 출시한 지 3주 만에 벽돌 케이크를 선보였다.
지난해 여름 편의점업계는 두바이 초콜릿 출시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 등장한 밤 티라미수가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자 CU는 방송 공개 일주일 만에 제품화해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바이 초콜릿 유행을 기점으로 편의점들 사이에서 디저트 상품에 대한 ‘단독’ ‘최초’ 경쟁이 잦아진 모양새”라고 전했다.
그러나 히트상품 생애주기가 짧아진 만큼 급감하는 판매량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과거 인기제품 생애주기는 평균 22개월에서 최근 4개월까지 대폭 줄었다. 일례로 두바이 초콜릿은 지난해 7월 CU에서 선보인 첫날 20만개가 팔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한 달 만에 검색량이 급감했고, 지난해 말 기준 하루 판매량은 3000개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 성남시에서 GS25를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초반에는 (두바이 초콜릿을) 찾아오는 손님도 많고 재고도 다 소진됐지만 지금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발주 고민이 크다”며 “단순 호기심에 구매한 사람이 많아 유행이 길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기대를 모았던 일부 제품이 빠르게 단종되는 사례도 있다. 세븐일레븐과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협업해 지난달 선보인 ‘저속노화 삼각김밥’이 대표적이다.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됐지만 정작 다수 점포에 입고되지도 않은 채 단종을 앞두고 있다.
이 소식에 일부 소비자는 “입소문이 퍼지기도 전에 단종 결정을 내린 것은 시장 반응을 제대로 살필 시간조차 주지 않은 것 아니냐”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건강식에 대한 수요는 분명하지만 삼각김밥은 스테디셀러가 많아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량이 나오지 않으면 재고 조정 차원에서 정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디저트 유행 주기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점주들의 재고 처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단발성 상품 출시에 몰입하기보다 상품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재고 부담과 고객의 장기적인 만족을 모두 고려하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