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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 상임위원 주도 재상정…윤 권리 보장 권고 의견
안창호 위원장, 토론 길어지자 문장별로 쪼개 의결 부쳐
‘적법절차 준수’ 6명 찬성…“대통령이 약자라니” 반대도
시위대 난입 ‘법원 사태’ 방불 국가인권위원회가 전원위원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권 보장 관련 안건을 논의한 10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중구 인권위 건물 로비를 점거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을 권고하는 안건을 수정 의결해 채택했다.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별다른 비판을 내놓지 않았던 인권위가 정작 내란 혐의로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을 받는 윤 대통령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권고 의견을 내기로 한 것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회의 시작 전부터 인권위에 몰려와 회의장 앞 복도 등 혼란이 벌어졌다.

인권위는 이날 오후 인권위 2차 전원위원회를 열어 윤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긴 ‘(긴급)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논의했다. 안건을 주도한 김용원 상임위원은 안건 상정 배경 등을 설명하면서 “인권위가 이 문제에 관해서 관심을 가지고 결정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말했다. 공동 발의자인 한석훈 비상임위원은 “대통령은 직위 때문에 탄핵심판이나 형사재판에서 방어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등 인권침해 가능성이 높다”며 “비상계엄은 고도의 군사적·정치적 성격을 가진다”고 거들었다.

반대 측 위원들은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일으킨 대통령을 약자로 규정한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맞섰다. 김용직 비상임위원은 “대통령이 (방어권을 보호해달라고) 나서지 않았고 수많은 변호사가 있는데, 대통령이 약자라는 이유로 의결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그는 “계엄 자체를 찬성하지 않는다는 위원들이 있는데, 그러면 계엄 선포를 엄중히 꾸짖은 이후에나 가능하지 않냐”고 말했다. 토론이 격해지며 말싸움이 이어지기도 했다. 반대 측 원민경 비상임위원이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니 다음에 심의하자”고 하자 찬성 측 위원들은 “왜 자꾸 다음에 논의하자고 하냐”고 목청을 높였다.

안창호 위원장은 이날도 안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안 위원장은 의견이 모아지지 않자 안건의 주문 내용을 쪼개서 문장별로 의결에 부치는 방식으로 처리를 시도했다. 대부분의 문장은 김용원·이충상·이한별·한석훈 위원 네 명만 찬성해 기각됐지만 일부 위원이 수정을 제안한 문장이 채택됐다. ‘대통령 윤석열에 관한 탄핵심판 사건 심리 시 형사소송에 준하는 엄격한 증거조사 실시 등 적법절차 준수하고 법리 적용의 잘못이 없도록 심리할 것’이라는 문장이 강정혜·김용원·이충상·이한별·한석훈 위원과 안 위원장이 동의해 통과됐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 남용 여부를 적극 검토해 남용이 인정되면 각하할 것’이라는 내용도 채택됐다.

이 안건의 관계기관은 헌법재판소와 서울중앙지법, 군사법원 등 비상계엄과 관련해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이 진행되는 기관들이다. 인권위는 관계기관에 의견을 ‘표명’할 것인지 ‘제출’할 것인지 여부는 추후 논의로 미뤘다. 표명이 제출보다 수위가 높은 조치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회의 시작 전부터 인권위에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대통령의 인권을,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가장 약자로 전락하고 내란수괴 혐의까지 씌워져 탄핵 소추를 당한 윤 대통령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방청을 막겠다며 회의가 열리는 14층 복도를 점거하고 엘리베이터를 막아섰다. 이들은 오가는 사람에게 “경찰이냐” “인권위 직원이냐” 등을 물으며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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