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대표연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주4일제’와 ‘정년 연장’ ‘보편적 기본사회’를 전면에 내세우며 사실상의 ‘대선 청사진’을 내놨다. 이 대표는 또 새로운 정책목표로 ‘잘사니즘’(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AI(인공지능)와 첨단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창의와 자율의 첨단기술사회로 가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주4.5일제’를 거쳐 ‘주4일 근무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반도체 기술개발 인력에 대한 주52시간 근로제 예외적용에 대해서도 “특별한 필요 때문에 불가피하게 특정 영역의 노동시간을 유연화해도, 그것이 총노동시간 연장이나 노동대가 회피수단이 되면 안 된다”며 “‘첨단기술 분야에서 장시간 노동과 노동착취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말 자체가 형용모순”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 대표는 보편적 기본사회 구현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최근 당 기본사회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며 한걸음 물러섰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제 우리는 초과학기술 신문명이 불러올 사회적 위기를 보편적 기본사회로 대비해야 한다”며 “주거, 금융, 교육, 의료, 공공서비스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국민의 기본적 삶을 공동체가 함께 책임짐으로써 미래불안을 줄이고 지속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력을 총동원해 ‘회복과 성장’을 주도하겠다. ‘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AI시대를 대비한 노동시간 단축, 저출생과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비하려면 ‘정년 연장’도 본격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권과의 논쟁이 진행 중인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더 이상 불가능한 조건 붙이지 말고, 시급한 모수개혁부터 매듭짓자”며 “보험료율 13%는 이견이 없고, 국민의힘이 제시한 소득대체율 44%는 민주당의 최종안 45%와 1% 간극에 불과하니 당장 합의 가능한 부분부터 개혁의 물꼬를 틔워보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의 정치 상황과 관련해 “‘민주적 공화국’의 문을 활짝 열겠다”면서 “그 첫 조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