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통신업체 "발트해 우리 케이블 손상 수리 중"
안티드론 미사일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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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패트리엇 방공포대가 있는 독일 공군기지 상공에 첩보용으로 추정되는 드론이 출몰해 방첩당국이 조사 중이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은 9일(현지시간) 독일 국방부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9일부터 29일까지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슈베징 공군기지에서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드론이 6차례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독일 연방군은 조종신호 교란 등으로 무력화를 시도했지만 비행 경로를 바꾸거나 드론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슈피겔은 이 기지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패트리엇 대공미사일 훈련을 시작한 이후 드론이 반복적으로 출몰하고 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독일 당국은 러시아 측이 군부대와 산업단지를 정탐하거나 사보타주(파괴공작)를 모의하면서 스파이 드론을 띄우는 것으로 의심한다.
드론과 함께 기지 근처에서 러시아 대사관 소유로 추정되는 차량이 목격되는 등 독일군의 대비 태세를 떠보는 중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연방군 장성은 "가끔은 적이 자신들의 스파이 활동을 우리가 목격하길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군부대와 주요 인프라 상공에서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드론이 목격되면 연방군에 격추 권한을 주는 내용의 항공보안법 개정안을 지난달 의결했다. 이 법안은 아직 의회에 계류 중이다.
독일뿐 아니라 발트해를 끼고 있는 이웃 나라들도 대형 화재나 해저 케이블 손상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러시아의 파괴공작을 의심한다.
폴란드 북부 그단스크에서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단 방문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창고 화재가 발생해 전기자전거 1천300대, 배터리 1천개가 불탔다. 현지 매체들은 불이 난 산업단지가 우크라이나군 지원물자 수송로 근처에 있다며 당국이 외국 정보기관의 개입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발트해에서는 각종 해저 케이블이 끊기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으나 러시아 소행으로 확인된 적은 없다. 전날은 러시아 국영 통신업체 로스텔레콤이 핀란드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자사 케이블이 외부 충격으로 손상돼 수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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