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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대표팀 김길리가 9일 중국 하얼빈시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3000m 단체전을 끝낸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하얼빈/장필수 기자 [email protected]

미소를 잃지 않았던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에이스 김길리(20)가 하얼빈에서의 모든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쏟았다. 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에서 마지막 주자로 뛰다 반 바퀴를 남겨 놓고 넘어진 데 대한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김길리는 9일 중국 하얼빈시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3000m 단체전에서 마지막 주자로 뛰었다. 계주에서 마지막 주자는 당일 컨디션이 가장 좋은 에이스가 맡게 된다. 동료들이 만들어준 1위를 끝까지 유지하거나, 막판까지 추월을 시도해 순위를 올려야 하는 막중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간 대표팀의 마지막 주자는 “존경하는 언니” 최민정 몫이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김길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전날 1500m와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며 다관왕에 오를 만큼 컨디션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단체전 1위를 앞둔 마지막 순간에 악재를 맞았다.

2위로 달리던 최민정에게 바통을 이어받아 첫 코너부터 1위로 올라섰는데, 마지막 반 바퀴를 앞두고 중국 선수와 자리다툼을 하다 미끄러진 것이다. 홀로 넘어져 펜스에 부딪힌 그는 일어나 두 손을 들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심판진에게 보냈다. 하지만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고, 금메달은 중국이 차지했다. 한국은 4위로 단체전을 마쳤다.

쇼트트랙 대표팀 김길리가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전 마지막 바퀴에서 넘어진 뒤 아쉬워하고 있다. 하얼빈/연합뉴스

중압감과 자신을 향한 실망감 때문이었을까. 김길리는 한동안 경기장 밖을 나오지 않았다. 뒤늦게 공동취재구역에 등장했지만, 수차례 울먹이다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그사이 취재진을 만난 최민정은 “저도 어릴 때부터 마지막 주자를 해왔기에 그 부담감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어서 더욱 안타깝고 속상했다”며 “제가 위로한다고 해서 될 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안아주기만 하고 말을 건네지 못했다. 힘든 마음을 너무나 잘 알지만, 이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믿고 좋은 경험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뒤늦게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길리의 두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다. 수차례 손으로 눈가를 닦아낸 그는 “마지막 순간에 언니들과 올라가 세리머니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제가 넘어지는 바람에 시상식에 가지 못했다”며 “너무 아쉽지만, 앞으로 큰 대회가 남아 있기에 이번 일이 더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어 공동취재구역에 설치된 티브이에 중국 대표팀의 모습이 보이자 또다시 눈물을 쏟으며 자리를 뜬 그는 다시 울컥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인터뷰에 임했다. “앞으로 더 단단해진 김길리로 돌아오겠다”던 그는 ‘응원해준 국민을 위해 한 말씀 해달라’는 말에는 “이번 경기를 하면서 많은 분이 응원을 해주시는 글을 보면서 힘을 냈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내년에 있을 올림픽 무대를 가게 된다면 실수 없이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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