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여인형이 노상원 번호 주며 "통화해 봐라" 지시
노상원, 방첩사 '과천 선관위' 출동 여부 5번 물어
"이건 불법이다. 우리가 못 한다"고 맞서자 한숨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정보사령관을 지낸 인물로 육군사관학교 선배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포고령을 작성하는 등 계엄을 사전에 기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1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12·3 불법 계엄 사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확보를 지시하기 위해 국군방첩사령부 간부에게 다섯 차례나 전화해 위치를 물어보고 출동을 재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첩사 간부가 "불법이라 못 하겠다"고 말하자, 노 전 사령관은 한숨을 쉬기도 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불법 계엄 당시 '비선 설계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9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본부장)이 노 전 사령관의 통화내역을 분석한 결과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과 6차례 통화한 기록을 확인하고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첫 통화를 제외하면 모두 노 전 사령관이 정 전 처장에게 먼저 연락했다. 첫 통화는 계엄 당일 오후 10시 50분쯤 이뤄졌다.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은 정 처장에게 노 전 사령관 번호를 주며 통화해보라고 지시했다. 두 사람 통화는 비화폰(보안 처리된 전화)이 아닌 일반 휴대폰으로 이뤄졌다.

여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 27분쯤 정 처장에게 "선관위, 여론조사 꽃 등 4곳 전산실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오후 10시 50분 정 처장에게 연락을 받은 노 전 사령관은 "과천 선관위로 출발했나"라고 물었다고 한다. 정 처장이 "지금 영외 거주자가 소집된 상황인데, 도대체 무슨 상황이냐"고 묻자, 노 전 사령관은 당시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노 전 사령관은 이후 △3일 오후 11시 32분 △4일 0시 21분에 정 처장에게 전화해 방첩사 요원의 위치를 묻고 출발을 재촉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노 전 사령관은 4일 0시 44분 다시 정 처장에게 전화해 "왜 이렇게 출발이 늦냐"고 화를 냈다. 당시 법무실에서 법률 검토를 하던 중인 정 처장은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 무엇 때문에 자꾸 전화해서 물어보는 거냐"고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노 전 사령관은 0시 51분과 0시 56분에도 재차 전화해 "과천 선관위 전산실을 장악했으니 (방첩사가) 도착하면 서버를 복사해라" "너희가 전산실 서버를 복사할 수 있다고 하던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 처장이 이에 법률 검토 사항을 하나하나 읊으며 "전산실 직원 동의가 없으면 서버 복사를 할 수 없고, 이건 불법"이라고 따지자, 노 전 사령관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겠다. 그럼 내일 전산실 직원이 오면 복사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계획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자 "어휴, 어휴" 한숨을 쉰 뒤 전화를 끊고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정 처장과 방첩사 법무실은 "현재 가용한 포렌식 장비 용량은 8테라밖에 안 된다. 이건 전산시스템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선관위 서버 용량을 고려하면 구글이 와도 복사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실제로 계엄 당일 방첩사 요원 115명은 지시받은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건물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라는 정 처장의 진입금지 명령을 받고 근처에서 대기했다. 정 처장은 검찰과 경찰에서 "방첩사 요원들은 선관위 건물에는 진입하지 않은 채 철수했고, 서버 포렌식 장비도 지참하지 않았다. 사전 일면식도 없고 근무연도 없던 예비역이 왜 전화해서 작전 상황을 물어보는지 매우 불쾌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새벽에 계엄이 해제된 이후에도 여 사령관은 별다른 임무 중단 지시가 없었다고 한다.

연관기사
• 노상원이 "족치라" 지시하자... 문상호 "체포용품 사오면 돈 줄게"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11715170004226)• '민간인 노상원' 계엄 전 4일 내내 김용현 공관서 선관위 장악 논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11811290000747)• 노상원, 'QR코드' 맹신 "선관위 부정선거 증거 찾아라"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12411470003306)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167 "국힘도 합의한 것 아닌가" 재판관 '심증'에 최 대행 측이‥ [현장영상]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66 대학가에 등장한 ‘尹 탄핵 반대’ 집회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65 튀르키예, 16세 미만 SNS 금지 추진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64 법원, ‘내란 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청구 20일 심문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63 권성동 “마은혁 권한쟁의심판 보완 기회 달라? 절차적 흠결 자인한 것”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62 “신앙의 끈 절대 놓지 말라”… 별세 송대관 집사 간증 재조명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61 ‘캡틴아메리카 방패’ 극우 난동…인권위서 “이재명·시진핑 욕해봐”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60 법원, '내란 혐의' 윤 대통령 구속취소 심문기일 오는 20일 지정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59 오세훈, 끝까지 민주당 탓…박주민 “책임 회피 소인배스러워”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58 [단독] 관세 때문에…CJ제일제당 그린바이오사업부 매각 사실상 중단 [시그널]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57 이준석, 이재명 '주4일제·국민소환제' 두고 "자영업자 입장에선 날벼락"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56 “이혼해도 가족” 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방문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55 "내각제 세력은 역적"…요즘 與의원들에 문자 폭탄 쏟아진 까닭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54 차 할부금·생일축하금에 강아지까지…‘뇌물수수’ 공무원 적발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53 [단독] 최현수 깨끗한나라 사장, 제지 오너 3세 중 첫 회장 승진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52 슈퍼볼서 야유받은 스위프트… 트럼프, 영상 올리고 “용서 없다” 조롱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51 이재명 ‘주52시간 예외’ 반대 시사…“총노동시간 길어지면 안 돼”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50 [속보] 법원, 尹 구속취소 심문기일 20일로 지정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49 [속보]‘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 구속 취소 심문기일 오는 20일 new 랭크뉴스 2025.02.10
45148 [속보] 법원, ‘내란 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청구 20일 심문 new 랭크뉴스 2025.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