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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중국 대표팀 린샤오쥔(가운데)가 9일 중국 하얼빈시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쇼트트랙 경기를 모두 마친 뒤 중국중앙텔레비전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하얼빈/장필수 기자 [email protected]

“(박)지원이가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보고 ‘할 수 있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

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인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은 모든 경기가 끝난 뒤에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동갑내기 친구 박지원을 향해 덕담을 건넸다. 그는 8일부터 9일까지 이어진 쇼트트랙 경기에서 전 종목에 출전해 한국 대표팀과 맞붙었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선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그였지만, 아시안게임은 첫 출전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500m 금메달을 비롯해 은메달 1개(1500m), 동메달 1개(남자 계주)를 따냈다.

린샤오쥔은 대회 내내 한국 취재진을 경계하며 피해 다녔다. 경기 첫날인 8일 “다 끝난 뒤 말하겠다”며 한국 취재진을 멀리 했던 그는 9일 남자 단체전을 끝마친 뒤에도 공동취재구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 취재진을 포함해 중국 취재진 역시 “한마디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인터뷰 요청에만 응했다.

그는 통역을 담당하는 직원을 통해 중국 기자의 질문을 듣고 한국어로 답했다. 이어 한국 취재진을 의식한듯 낮은 목소리로 “다 같이 많이 노력했고, 마지막에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쉬웠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 다음 시합에서도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회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중국 대표팀 린샤오쥔이 9일 중국 하얼빈시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을 나서며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하얼빈/장필수 기자 [email protected]

거듭된 한국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묵살했던 린샤오쥔은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서 짧게나마 질문을 받았다. 그는 “유일하게 메달이 없는 대회가 아시안게임이었다. 그래서 꼭 참가하고 싶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며 “많은 팬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부담감이 컸지만 이번 기회로 더 성숙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500m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통곡한 이유를 묻는 말에는 “모르겠다. 그냥 울컥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 최대 경쟁자였던 박지원을 향해선 “저도 원래 주종목이 1500m였는데 나이가 먹어서 체력적으로 (1500m를 주종목으로 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훈련해온 친구 지원이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보고 ‘할 수 있겠다’는 동기부여를 얻었다”고 말했다. 린샤오쥔은 1500m에서 박지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박지원과 린샤오쥔 간 맞대결은 이번 대회 최대 관심거리 중 하나였다. 박지원은 모든 경기가 끝난 뒤 린샤오쥔을 향해 “너무 어릴 때부터 같이 경쟁해서인지 서로 고생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열심히 운동했고 때로는 서로를 인정하고 지원했다. (내년 올림픽에서도) 저는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 역시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남겼다.

중국 대표팀 린샤오쥔(가운데)가 9일 중국 하얼빈시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나와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하얼빈/장필수 기자 [email protected]

둘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겨울올림픽에서 다시 만나 일전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박지원은 “쇼트트랙에서 누가 이길지는 장담하지 못하겠지만, 저는 최선을 다할 것이고 (린샤오쥔도)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승부가 어떻게 되든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린샤오쥔은 “모든 선수에게 부담감이 큰 대회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하려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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