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각 수련병원은 10일부터 전공의 추가모집을 시작한다. 레지던트는 오는 10일, 인턴은 12일부터 진행되며 이달 말까지 자체 일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절차를 운영하기로 했다. 뉴시스

오는 3월 입대하는 의무장교(군의관)·공중보건의사(공보의) 선발이 임박하면서 군 미필 사직 전공의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선발되지 않는 사직 전공의들은 최대 4년간 언제 입영할지 모르는 상태로 지내야 한다.

9일 국방부·병무청 등에 따르면 오는 10일 군의관·공보의 입영대상자가 확정되고, 역종 분류(군의관·공보의 분류) 과정을 거쳐 오는 27일 선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에 선발되는 이들은 다음달 중순쯤 입영하게 된다. 국방부는 매년 2~3월 비슷한 절차로 군의관·공보의를 뽑아왔지만, 올해는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입영대상 인원이 선발 인원을 크게 초과한 상황이다. 전공의들은 전문의 수련 과정(3~4년)을 밟는 동안 병역을 미룰 수 있지만, 사직 등으로 한번 수련이 중단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군의관이나 공보의로 입대해야 한다. 수련 시작 전 ‘의무사관후보생’으로 편입되기 때문에 일반병으로는 입대할 수 없다.

이런 원칙으로 인해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증원에 반발해 집단사직한 1만2000여명의 전공의 중 미필인 4000여명이 올해 입영대상이 됐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입영대상자는 4353명(인턴 1198명, 레지던트 3155명)이었다.

반면, 올해 선발 예상인원은 900여명에 불과하다. 공보의 선발을 담당하는 병무청은 올해 의과 공보의 선발인원을 250명으로 지난달 22일 공지했다. 군의관을 선발하는 국방부는 선발인원을 밝히지는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군의관 수요는 매년 비슷하기 때문에 예년과 비슷하게 700여명 수준으로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영대상자 4000여명의 4분의 1에 불과한 인원만 올해 선발되는 탓에 나머지는 최소 1년, 최대 4년을 기다려야 군대에 갈 수 있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 시작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 병원 내 전공의 전용 공간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15~19일 사직 레지던트를 대상으로 상반기 전공의 모집을 진행했지만 지원율은 2.2%로 저조했다. 뉴스1

이에 복지부는 지난달 전공의 모집 때 복귀하는 이들에 한해 수련을 마칠 때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를 제시했지만, 입영대상자 중 복귀를 택한 건 98명에 불과했다. 미필 전공의들 사이에선 오는 10일 시작되는 추가모집에서도 입영특례를 적용해 줄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복지부는 병무 일정상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입영대상자를 이미 10일에 확정하는 병무일정을 고려하면, 추가모집에서는 특례를 적용할 수 없다. 번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복귀하더라도 군대에서 입영 통보를 받으면 (수련 도중이라도) 군대에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복귀를 미루며 사태를 관망하던 미필 전공의들 사이에선 “우리만 버려졌다”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의 의대증원을 저지하기 위해 ‘단일대오’를 외치며 복귀를 거부해왔지만, 결국 가장 큰 손해는 미필들이 보게 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입영하게 될 가능성이 큰 고연차 전공의들의 경우 군 복무를 마치고 나오면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간 수련한 시간을 날리게 될 수 있다. 나머지는 입영 시기가 언제가 될지 몰라 불안한 상태로 1~3년을 보내야 한다. 서울 한 대형병원을 사직한 미필 전공의는 “추가모집에는 입영특례를 적용해주지 않는다고 하니 지난달 모집 때 지원하지 않은 게 후회된다”며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비롯한 의료계 다수가 ‘미필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는 태도인 듯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이 해를 넘겨 이어지면서 전국 의대 80%가 개강을 3월로 연기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25학년도 1학기 의과대학 개강일 현황’에 따르면 전국 의대 40곳 중 32곳이 3월에 개강 예정이다. 의대는 통상 2월에 개강하지만, 의대생들이 지난해에 이어 휴학 투쟁을 지속하기로 하면서 학사일정에 차질이 거듭될 전망이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795 트럼프, 푸틴과 첫 통화… 우크라 전쟁 종전 논의 주목 랭크뉴스 2025.02.09
44794 헌재 흔드는 여당‥"극우 세력과 고리 끊어야" 랭크뉴스 2025.02.09
44793 8년 전보다 더 여론재판에 매달리는 尹 탄핵심판 랭크뉴스 2025.02.09
44792 딥시크, 김치 원산지 중국어로 묻자 "중국"…국정원 "보안 유의" 랭크뉴스 2025.02.09
44791 이재명, 내일 국회 연설서 ‘사회적 대화기구’ 제안할 듯 랭크뉴스 2025.02.09
44790 [단독] 尹과 수차례 만나고, 민주평통 요직까지 꿰찬 로비스트 랭크뉴스 2025.02.09
44789 [단독] 김용현 측 접견 시도에 곽종근 "거부"‥"말 맞추기"? 랭크뉴스 2025.02.09
44788 ‘돌아온 여제’ 최민정… 한국 여자 최초 동계AG 3관왕 랭크뉴스 2025.02.09
44787 미·일 정상은 미래 도모하는데… 트럼프와 통화도 못한 한국 랭크뉴스 2025.02.09
44786 현직 변호사도 가담…116억원 가로챈 코인사기 일당 재판행 랭크뉴스 2025.02.09
44785 이철우 지사 “트럼프, 경주 APEC에 김정은 초청하면 노벨평화상감” 랭크뉴스 2025.02.09
44784 “학생 탄압 멈춰라” 고발·혐오에도 꿋꿋한 동덕여대 학생들 랭크뉴스 2025.02.09
44783 방첩사 정성우 “여인형, 계엄 해제 의결 후에도 ‘서버 확보’ 철수 지시 없었다” 랭크뉴스 2025.02.09
44782 할머니가 사 온 '98만원' 짜리 그 약…알고 보니 '4만원' 비타민이었다 랭크뉴스 2025.02.09
44781 "가짜 메모·명단 파기" 증거인멸 정황 포착 랭크뉴스 2025.02.09
44780 中 텃세 뿌리치고 쇼트트랙 韓남매… 금 6개 ‘최강 확인’ 랭크뉴스 2025.02.09
44779 몸집 키우더니… 혁신 아이콘서 이자 장사꾼 된 토스 랭크뉴스 2025.02.09
44778 "생계 걸린 물건인데…" 카페 앞 택배 200만원어치 훔쳐간 노인 랭크뉴스 2025.02.09
44777 이재명 후보 뒤, 후보박탈형 나오면? 비명 '초일회' 분주해졌다 랭크뉴스 2025.02.09
44776 전태일문학상·창비장편소설상 수상 작가 김학찬 별세 랭크뉴스 2025.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