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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9일 국회 소통관에서 하얀 헬멧을 쓴 반공청년단의 출범 기자회견을 소개하고 있다.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처


한 극우단체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돼 파면되면 ‘제2의 건국전쟁’을 일으키겠다고 주장했다. ‘임시국민정부’가 한미연합사령부와 공조해 조기 대선과 총선을 치를 수 있도록 미국에 요청하겠다는 황당한 주장이다.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헌법재판소 폭동’을 위한 구체적 범행 도구를 알리는 글까지 올라왔다. 극우 세력의 이같은 언행은 내란 선동·외환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스로 ‘백골단’이라는 이름을 붙인 반공청년단은 9일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시, 임시국민정부와 미 군정 주도의 제2 건국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회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고, 헌재가 이를 넘겨받아 탄핵심판 심리를 하는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헌법재판소가 조기 대선으로 정권을 찬탈하려는 쿠데타의 꿈”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일으킨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엔 눈을 감은 채 그 책임을 묻기 위한 적법한 절차가 ‘쿠데타’라고 억지를 부린 것이다.

이들은 윤 대통령 탄핵 시 미국의 ‘군사적 개입’으로 한국에 새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윤 대통령이 파면되는 순간 대한민국 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들은 “미국 대통령과 하원의장 및 연방정부 주요 인사에게 한·미연합사령부가 임시국민정부와 공동으로 조기 대선·총선을 주관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며 “제2의 건국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에 대한 불법 탄핵이 현실화한다면, 혈맹국 미국이 즉각 개입해 대한민국 국민 주도의 국회 해산 운동과 이후의 조기 대선 및 총선을 공동 주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18~19일 서부지법 폭력·난입 사태 이후 온라인상에서 드러나는 극우의 폭력성은 걷잡을 수 없이 난폭해지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갤러리’에는 ‘헌재 폭동’을 부추기거나 폭력을 선동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태극기에 ‘쇠붙이’를 부착해 최전선에 배치하자” “기동대에게 접근해 방패를 잡고 기동대 목을 급습하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선동성 글을 비판하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일부는 오히려 “미정갤은 오히려 ‘대흥갤’이 됐다” “유입이 늘고 있다”며 즐기는 모습까지 보였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미정갤 게시글 등에 대해 입건 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갤러리’에 지난 8일 올라온 “태극기에 ‘쇠붙이’를 부착해 최전선에 배치하자” “기동대에게 접근해 방패를 잡고 기동대 목을 급습하자” 등의 게시글 내용. 9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디시인사이드 갈무리


구체적 계획 있다면 ‘내란·외환 선동’ 해당할 수도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미 군정’은 미국이 한국의 행정권을 가져가는 것이고, 성명은 미군의 침략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실현 계획이 확인된다면 외환유치 선동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외환죄의 무게를 고려하면 함부로 적용해서는 안 되겠지만, 이러한 비상식적 주장을 하는 이들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도한 국회의원은 비판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온라인상의 폭력 선동도 법 위반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종수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순히 헌재 결정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거나 특정인을 지지하는 수준을 넘어서 헌재에 대한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공격·폭동을 유도한다면 내란 선동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안의 중대성이나 긴급성 등을 고려해 추가 수사를 통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수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에 대한 폭동이 조직적으로 계획된다면 내란 예비 음모 등에 해당해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궁극적인 책임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정치인들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직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앞장서서 법원과 사법절차를 부인하는 언행을 일삼고 있어서다.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윤 대통령, ‘저항권’ 운운하며 법원과 판사에 대한 공격을 선동하는 변호인단, 이런 윤 대통령을 감싸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극우 세력이 국가 체계를 부정하고 폭력 선동을 일삼도록 판을 깔아주고 있는 것이다.

‘극우화 신호’ 4가지, 국민의힘에 보인다···“전광훈과 손 잡으면 끝”국민의힘은 극우정당으로 향하고 있을까. 국민의힘은 부인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여당의 극우화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정치학자들은 최근 여당의 행보를 우려하며 “전광훈 목사측과의 연계가 극우화의 마지막 단계”라고 밝혔다. 정당이 극단 세력을 배제하는 ‘게이트키퍼’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향신문은 9일 하버드대 정...https://m.khan.co.kr/article/202502091648001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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