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명태균 최측근 진술 확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집과 김건희 여사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여러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들고갔다는 최측근의 진술을 확보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대선 때 명씨가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텔레그램 등 메신저로 4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는데, 직접 전달된 것을 포함하면 이 횟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겨레 취재 결과,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최근 명씨 수행업무 등을 맡았던 김아무개씨로부터 “명씨가 여론조사 자료를 갖고 아크로비스타로 몇 번 갔다”며 “내가 그때 운전해줬다”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김씨는 “명씨가 그 자료를 김 여사나 윤석열 당시 후보, 함성득 교수 중 누구에게 줬는지 잘 모르겠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씨는 2021년∼2022년 명씨가 서울에서 김 여사나 유력 정치인을 만날 때 운전을 맡았던 최측근이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명씨가 대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 부부와 집중적으로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윤 대통령 부부와) 여러 번 만난 게 사실”이라며 “김씨가 김 여사를 만나러 갈 때마다 (내가) 운전해줬다”라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를 만난 장소는 대부분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였다고 한다. 또 김씨는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만나는 시간은 “30분에서 식사시간까지 포함하면 2시간 또는 2시간30분까지도 됐다”라고도 검찰에 밝혔다.
김씨 또한 김 여사를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는 “2021년 11~12월께 명태균, 함성득 교수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로 가서 김 여사를 만났다”며 “이후 나는 주차장으로 돌아와 대기했고, 명씨 등은 아마 당시 대선 상황에 관해 얘기했을 것 같다”라고 진술했다. 김씨는 명씨가 대선 예비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당시 국회의원이던 박완수 경남도지사를 소개해줬던 2021년 8월6일에도 동행했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박완수 당시 의원이 윤 대통령을 만나고 와서는 1층에서 명씨의 손을 잡고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한 것을 봤다”라고도 검찰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은 명씨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위해 3억7천만원을 들여 81차례 여론조사를 했으며,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창원의창 보궐선거 공천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검찰이 명씨가 윤 대통령 쪽에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할 때 동행한 최측근의 진술을 확보하면서 윤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은 더 커지게 됐다. 앞서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지난 1월9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명씨의 이같은 무상 여론조사 제공 등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충분히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수사를 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