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도 8위 차지하며 장학생 선발
16살 발레리노 박윤재가 스위스 로잔발레콩쿠르에서 한국인 남자 무용수 최초로 우승했다. 연합뉴스
발레리노 박윤재(16·서울예고)가 스위스 로잔발레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한국 남자 무용수로는 최초다. 국립발레단 강수진(58) 단장이 1985년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던 유서 깊은 대회다.
박윤재는 8일(현지시각) 스위스 로잔에서 진행된 국제 무용 콩쿠르 ‘프리 드 로잔(Prix de Lausanne)’ 결선에서 고전 발레 ‘파리의 불꽃’과 컨템포러리 발레 ‘레인’을 각각 선보여 1위를 차지했다. 5살 때부터 발레를 시작한 그는 일종의 특별상인 ‘최우수 인재상’도 받았다. 최종 결선에 진출한 발레리나 김보경(17·부산예고)도 8위를 차지하며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한국인 남자 무용수 최초로 스위스 로잔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한 16살 발레리노 박윤재가 1위로 발표되자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올해로 53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바르나, 잭슨, 모스크바, 파리 콩쿠르와 함께 세계 5대 발레 콩쿠르로 꼽힌다. 15~18살 학생들만 참가할 수 있어 무용수들의 등용문으로도 불린다.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수석무용수) 박세은(36)이 2007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고,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 서희(39)도 2003년 4위에 오르는 등 국내 대표적인 ‘발레스타’들이 이 콩쿠르를 거쳤다. 평가 방식이 독특한데, 최종 경연 무대의 기량만 보지 않고 일주일 안팎 ‘발레 클래스’를 벌여 무용수로서의 태도와 열정, 연기력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지난 3일 시작된 본선에선 86명의 무용수가 기량을 겨뤘으며, 20명이 오른 최종 결선 무대엔 박윤재와 김보경, 성지민, 안지오 등 한국인 학생 4명이 진출했다. 1973년 창설된 이 대회는 유망한 무용수를 장학생으로 선발해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등 프로 무용수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한다. 박윤재는 "꿈의 무대였던 이곳에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 큰 영광"이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