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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문재원 기자


“주식 안하는 거 알지? 유일하게 삼성(전자)만 샀어” 주식을 해본 적이 없었다는 가수 김종국 씨가 자신의 유튜브에서 했던 말입니다.

삼성전자는 대표적인 ‘국민주’로 불립니다. 주식투자를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먼저 계좌에 담았을 것입니다. 기자 또한 군 전역 후 모은 쌈짓돈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사며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삼성전자만 보면 투자자들의 속이 터질 지경입니다. 7일 네이버페이에 따르면 삼성전자 투자자의 평균 단가는 6만6724원으로, 평균 수익률은 -19.52% 입니다. 주당 평균 6만6000원이 넘는 가격에 삼성전자 주식을 사뒀는데, 지금은 5만원대에 머물고 있으니 속이 터지는 것이죠. ‘7만전자’ ‘8만전자’에 물렸던 투자자들이 역사점 저점이란 인식에 ‘폭풍 물타기’에 나서고 있지만 그럼에도 주가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단 한 번도 6만원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여전히 팔고 있고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와 업황 부진 여파로 1분기 실적 하락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반등할 수 있을까요?

네이버페이


외국인 지분율 50% 붕괴, 목표주가 ‘줄하향’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5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3일에는 5만1000원에 주간거래를 마감, 4만9900원으로 ‘4만전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14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습니다. ‘4만전자’ 다음날 삼성전자는 1년간 10조원 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주가만 보면 별 효과가 없었던 셈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 주식을 18조원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은 여전히 삼성전자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약 2조1000억원 팔아치웠고, 지난해 7월 56%를 웃돌았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속 하락해 지난 3일 49.99%로 50%선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밑돈 것은 2023년 1월 이후 2년1개월만입니다.

증권가도 목표주가 줄하향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의 확정실적 발표 이후 IBK·신한·대신·한국투자 등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대폭 낮췄습니다. 현재 가장 낮은 목표주가(향후 6개월)는 6만8000원입니다. 지난해 여름만 해도 평균 목표주가가 10만원을 넘겼던 것을 감안하면 향후 전망이 매우 좋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

실적이 아직 바닥을 찍지 못했는데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고, ‘트럼프 리스크’와 반도체 업황 부진 등 대외 환경도 좋지 않은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갤럭시 S25 시리즈. 왼쪽부터 갤럭시 S25 울트라, 갤럭시 S25 플러스, 갤럭시 S25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6조4927억원을 기록해 시장의 기대(7조원대)에 미치지 못했는데요. 증권가에선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조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갤럭시 S25시리즈 출시 효과로 모바일(MX) 부문의 실적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에서 실적이 대폭 꺾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DS부문은 영업이익 2조9000억원을 기록했는데, 1분기엔 영업이익이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5000억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중첩됐기 때문인데요, 우선 인공지능(AI) 외에 일반 PC와 스마트폰에 쓰이는 범용 반도체의 업황이 좋지 않습니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이라고 하는 AI 메모리가 요즘 시장을 이끈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 메모리 반도체 매출의 70% 가량은 여전히 D램 등 범용메모리에서 나옵니다.

PC나 스마트폰에 대한 교체 수요가 클수록 메모리도 많이 팔릴텐데 PC와 스마트폰이 예전만큼 혁신적이지 못하고 글로벌 경기도 좋지 않으니 생각보다 바꾸지 않고 반도체 재고가 쌓여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죠.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저가 물량 공세를 펴는 것도 가격이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D램과 더불어 SSD 등 낸드메모리 역시 같은 이유로 2분기까지는 판매 감소와 가격 하락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또 중국 AI업체 딥시크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중국에 수출되는 AI반도체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삼성전자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딥시크의 충격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AI 반도체의 대중 수출 제재를 강화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삼성전자는 중국으로의 HBM 판매 비중이 높고, 미국으로의 HBM 판매는 대부분 재설계 제품 출시 이후를 기약해야 해 삼성전자에 더 불리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비메모리 부문에서도 수율이 좋지 않아 ‘밑 빠진 독’이 된 파운드리에서 적자규모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반등 열쇠는 내부에 있다



그렇다고 악재만 있는 건 아닙니다. 당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항소심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사법리스크’가 해소돼 경영환경이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의 무죄 판결 다음날 삼성전자 주가는 3.33% 반등했습니다. 지난 10년간 굴직한 인수·합병이 없었는데 앞으로는 주요 경영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입니다.

최근 이 회장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3자 회동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AI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참여할 것이란 기대감도 큽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인 메모리와 파운드리 제조설비를 확보하고 있는 동시에 대규모 AI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스타게이트 전략 파트너로서의 최대 강점”이라고 밝혔습니다.

MBC PD수첩 갈무리


관건은 기술력입니다. 그동안 부진한 주가에 뒤쳐진 기술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던 만큼 기술 경쟁력이 회복돼야 스타게이트 참여를 비롯해 일말의 반전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업황 회복보다 기술 개선을 삼성전자의 주가에 반영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석 달째 주가가 5만원에 머물고 있는 삼성전자의 마지막 저가 매수 기회가 될지, 아니면 ‘손절’ 타이밍이 될 지는 전적으로 삼성전자에 달린 셈입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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