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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로 만들어진 세탁기 공장 일자리 1개당 美소비자 연 11억원 부담"
WSJ, 삼성전자 현지공장 효과 분석…"지역 경제 전반적 변화에는 못미쳐"


미국 가전 매장의 세탁기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의 성공 사례로 한국 세탁기를 거론하고 있으나 관세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 지역 경제를 근본적으로 활성화하지는 못한 반면 소비자들의의 부담은 크게 늘어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삼성전자의 세탁기 공장이 위치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카운티 사례를 토대로 이같이 전했다.

삼성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 공약 등에 따라 2017년 뉴베리 카운티에 세탁기 공장을 설립했다.

이 공장에는 현재 1천500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으며 카운티는 매년 100만달러(약 14억5천만원)의 세수를 이곳에서 얻고 있다.

삼성전자 세탁기 공장 노동자의 임금은 시간당 16∼17달러이며 이는 주 최저 임금(7.25달러)의 두 배다.

삼성전자를 따라 한국의 부품 공장 2곳이 추가로 뉴베리 카운티로 이전했으며 수백개의 일자리를 더 창출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한때 직물 산업이 번성했었던 뉴베리 카운티는 삼성전자의 공장 설치 전에는 농업 지역이었다.

카운티는 삼성전자의 공장이 생기면서 주거용 택지 부지 가격 상승 등 이른바 '삼성 효과(Samsung effect)'가 발생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카운티에는 삼성전자 세탁기 공장이 들어온 뒤 두 번째 호텔도 건립됐다. 또 카운티 내 아시아 음식 레스토랑인 '퓨전'에는 '한국 불고기'와 '삼성 스시 롤' 메뉴가 추가됐다고 WSJ는 전했다.

'퓨전' 레스토랑은 WSJ에 "우리는 매주 120파운드(54.4㎏)의 김치를 소비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의뢰로 사우스캘리포니아대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뉴베리 카운티에서 10개의 일자리를 만들 때마다 주에 10개의 일자리가 소비 등으로 인해 추가로 생기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공장 설립 자체가 지역 경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삼성전자 공장은 고속도로 인근에 있었으며 근로자 대부분은 뉴베리 카운티 밖에 거주하고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뉴베리 카운티의 인구는 지난 15년간 3만9천명에서 변화가 없는 상태다.

뉴베리 카운티의 연간 고용성장률은 삼성전자의 진출 이후 그 전보다 2배 높은 1.6%를 기록하고 있으나 여전히 주 전체 평균보다는 낮은 상태다.

2020년 월풀 공장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트럼프 1기 때의 관세로 인해 세탁기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미국 소비자의 부담은 더 늘어난 상태다. 현지에 이전한 공장의 경우도 인건비 상승, 부품에 대한 수입 관세 등으로 인해 가격이 올라갔다.

2020년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세탁기에 대한 관세로 1천800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으나 세탁기 가격이 2018년 한 해 약 12%(86∼92달러)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은 연간 15억달러가 늘어났다.

이는 일자리 한 개에 80만달러(약 11억6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는 의미라고 WSJ는 지적했다.

이 논문에 참여한 펠릭스 틴텔놋 듀크대 교수는 "일자리가 현재보다 두배로 늘어난다고 해도 그것(소비자 부담)은 엄청난 비용"이라고 말했다.

앞서 '보편 관세'를 공약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2018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해 한국의 삼성과 LG 등이 생산한 수입 세탁기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것을 관세 성공사례로 지난달 말 연설에서 거론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세탁기, 건조기 등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오하이오에 있는 회사들은 모두 망했을 것"이라면서 "(오하이오에서) 공장을 폐쇄하려 했다. 한국이 세탁기 등을 덤핑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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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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