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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정상회담 후 "트럼프 능숙하게 다루며 도발 피해" 평가
"트럼프, 아태 동맹엔 '전통적 접근'"…대중·대북 공조 주목


미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일정상회담이 7일(현지시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된 가운데 미국 언론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 '아부의 예술'을 펼쳤다고 분석했다.

예측 불가능성이 크고 거래의 관점에서 동맹에 접근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교적 능숙하게 다뤄 당장의 관세폭격 등을 막아냈다는 것이다. 공동성명에 대중·대북 공조 등과 관련한 기존의 표현이 담기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 외교에서는 전통적인 접근방식을 취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시바 총리가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아부를 시도했다고 평가했다.

WP는 "이시바 총리는 최선을 다해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하고 아부를 통해 웃음을 유발했다"면서 "그는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관세 관련 질문을 철저히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에게 아첨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수입하겠다고 맹세했고 자신을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미국 수출품의 열렬한 고객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미국에서 더 많은 상품을 구매하는 조치를 하지 않으면 미국 관세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협'을 했으나 일본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도 '외국 정상들이 트럼프에 구애하려 아부의 예술을 끌어안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시바 총리가 거래적이고 예측불가능한 외교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에 '넘치는 칭찬'을 한 외교 사절 대열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시바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발언 기회를 가졌지만 저항보다는 아부를 택했다고 분석했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이 어땠는지에 대한 질문에 "텔레비전에서는 무섭고 매우 강한 성격이었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매우 진지하고 매우 강력했으며, 미국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는데,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때 입이 귀에 걸리게 미소를 지었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로이터는 취임 후 3주간 관세를 무기로 동맹인 캐나다와 멕시코, 콜롬비아 등을 흔들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 동맹에는 '전통적인 접근법'을 취했다고 짚었다.

로이터는 이런 방식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에 쓰던 표현들이 차용된 공동성명에서 드러났다면서 "여기에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군사 행동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표현하는 친숙한 표현들, 일본 안보에 대한 지지,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우려 등이 포함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시바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쌓는 데 성공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대니 러셀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이시바 총리의 임무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을 사는 것이었고, 그는 훌륭하게 성공한 것 같다"며 "이시바는 충동성으로 악명이 자자한 트럼프를 능숙하게 다뤘고 그럼으로써 시간을 벌고 호의를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양 정상의 첫 회담이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일본은 다른 동맹국들이 맞은 관세를 일단 당장은 피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백악관에서 서로를 칭찬한 두 정상은 중국의 '침략'에 맞서 단결하기로 약속했다"면서 미일간 대중 공조도 주목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는 다른 동맹국에 했던 것처럼 새로운 관세로 일본을 위협하거나 일본 영토에 대한 미국의 합병을 거론하지 않았고, 한미일 3국 관계 발전을 저해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일본 총리가 상당한 성과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은 피했다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미국에 경제적, 군사적으로 크게 의존하는 나라로서는 동맹에도 우위를 과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현상유지를 지켜낸 것만으로도 당장은 충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치밀하게 물밑 준비를 했다는 점에 주목한 외신도 많았다.

AP통신은 이시바 총리가 방미 전에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조언을 들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최근 만난 인물들이라고 전했다.

또 전임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을 쌓았던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에게도 조언을 구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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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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