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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대 은행 이자이익 34조3616억원
이자마진 축소에도 대출 늘며 ‘역대급 이익’
지난해 이어 올해도 이자장사 비판 불가피

그래픽=손민균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지난해 34조원이 넘는 이자이익을 거뒀다. KB국민은행은 이자로만 10조원을 넘게 벌어들였다. 지난해 대출 수요가 폭증하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역대급 이익을 달성한 것인데, 은행들은 올해도 이자장사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총 34조3616억원으로 전년 33조6262억원보다 2.1% 증가했다.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4대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3조3430억원으로 전년 12조3114억원보다 8.38% 증가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자이익은 은행별로 국민은행이 10조223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8조8370억원, 하나은행 7조7385억원, 우리은행이 7조5622억원 순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 순으로는 신한은행이 5.2%로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은 3.6%, 우리은행이 1.7%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2.26% 감소했다.

금리 인하기에도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크게 성장한 이유는 지난해 대출 자산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목표치보다 각각 8363억원(27.4%), 1368억원(4.1%), 1조6886억원(60.6%)을 초과했다. 우리은행은 목표치보다 1조3375억원을 초과해 7배를 웃도는 1조5584억원을 달성했다.

은행별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은 국민은행이 각각 6.2%, 6.6% 확대됐고, 신한은행은 7.6%, 12.5% 늘어났다. 하나은행은 5.9%, 2.6% 증가했고 우리은행은 5.9%, 9.0% 확대됐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하도록 주문했다. 올해 명목GDP 성장률 전망치는 3.8% 수준이었는데, 이를 고려하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올해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가계대출은 은행이 시행하는 대출 중에서도 이익이 큰 분야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뉴스1

지난해는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낮아졌는데도 대출 확대로 이자이익이 역대 최대 수준에 달했다. NIM은 금융기관이 대출 등으로 얻은 이자수익에서 예금 등 조달비용을 차감한 뒤 남은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은행의 수익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NIM은 떨어진 와중에 이자이익이 확대됐다는 것은 대출 전체 자산이 늘어난 영향과 더불어 조달비용 감소 등 은행들의 적극적인 수익성 관리가 효과를 봤다는 의미다. 각 시중은행들의 NIM은 국민은행이 1.78%로 전년 대비 0.05%포인트 하락, 신한은행이 1.58%로 전년 대비 0.04%포인트 낮아졌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44%, 1.47%로 모두 0.12%포인트 하락했다.

은행들이 줄줄이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 달성을 발표하면서 이자 장사로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역대 최대 이자이익을 달성했을 당시 은행권에서는 “이자 상승기가 사실상 마무리 됐기 때문에 2024년에는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지만, 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관리라는 명목하에 가산금리를 내리지 않으면서 예대금리(대출과 예금금리 차이)차는 더욱 커졌다.

은행연합회 집계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4대 은행의 신규 예대금리차는 평균 1.46%포인트로 4개월 연속 확대됐다. 5대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기본금리 기준 2.7% 수준으로 2%대로 내려왔는데, 대출금리는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달 22일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가산금리 인하 속도나 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은행이 새해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을 반영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은행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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