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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마코토(왼쪽) 닛산자동차 CEO와 미베 도시히로 혼다자동차 CEO가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 통합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혼다와 닛산자동차 간 경영 통합 협상이 2개월여 만에 사실상 무산됐다. 혼다가 경영 주도권을 쥐려고 하자 이에 닛산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 두 회사가 합칠 경우 단숨에 세계 3위(판매량 기준)로 올라설 수 있지만 양측이 각자도생을 택하면서 새로운 일본 ‘자동차 공룡’의 탄생도 없던 일이 됐다.

2월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닛산이 혼다와의 경영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철회할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당초 양사는 2026년까지 지주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후 그 아래에 두 회사가 들어가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통합 비율 등 조건이 맞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니혼게이자이는 “통합 협의를 다시 할지 전기차 등 협업만 계속할지는 향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의하면 혼다는 경영 통합 조건으로 실적이 부진한 닛산이 재건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청했다. 닛산은 회생 플랜을 짰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며 지연되고 있었다.

경영 주도권에서도 양측의 의견이 엇갈렸다. 이를 쥐려는 혼다와 대등한 관계를 요구한 닛산은 지주사 통합 비율을 둘러싼 조정에서도 난항을 겪었다.

예컨대 혼다는 닛산의 재건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닛산을 자회사로 만드는 방안도 타진했다. 혼다가 주도해 닛산 재건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그러자 대등한 경영 통합을 원하는 닛산 내부에서 반발이 거셌다. 니혼게이자이는 “양사 견해차가 커지면서 통합 협의는 일단 중단됐다”고 밝혔다.

닛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요미우리신문에 “두 회사의 주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경영 통합은) 이제 어렵다”고 했다.

혼다와 닛산은 미국 테슬라, 중국 비야디(BYD) 등의 선전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자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열어 경영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합병이 무산되면서 특히 닛산의 미래가 어두워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닛산은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4~9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한 192억 엔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적자였던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나카 미치아키 릿쿄대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에 “닛산이 단독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라 과거 1999년 프랑스 르노의 구제 때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닛산만큼은 아니더라도 혼다도 위태롭다. 후카오 산시로 이토추종합연구소 수석 주임연구원은 “지난해 12월 회견에서 혼다 사장은 ‘분명 (닛산의) 구제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닛산을 자회사로 만들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경영 통합이 혼다에 어떤 이점이 있는지 명확한 설명이 없는 가운데 닛산의 구조조정에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고 지적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닛산에 눈독을 들여왔던 대만 폭스콘이 다시 닛산 인수를 타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폭스콘은 닛산 인수를 제안했지만 닛산을 대만에 넘길 수 없다고 판단한 일본 정부가 혼다를 테이블로 끌어들였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폭스콘은 닛산을 사들여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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