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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대중

2025년 새해가 밝아오면서 한국은 초고령사회가 되었다. 65살 이상 인구가 20%를 넘을 때 초고령사회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노인인구는 1천만 명을 넘었다. 그러나 노인의 성 문제는 여전히 사회적으로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는 분야로 남아 있다. 최근 국내 지역 노인복지센터에 방문하는 노인 중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의 약 50%가 성생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된 것으로 보면 노인들의 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성기능이 떨어진다.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 생각되지만 노인이 되면서 성호르몬 감소와 만성질환의 증가가 영향을 준다. 50대에 여성은 폐경기에 접어들며 성기능이 감소하는데, 남성의 경우는 서서히 남성호르몬 감소로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거나 아침 발기가 감소한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성기능 장애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동맥경화와 같은 만성질환과 정신신경학적으로 스트레스, 우울증, 퇴행성 뇌신경질환 등이 있으며 이러한 질환을 치료하는 약물도 성기능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노인의 경우 성기능 장애 환자는 어떻게 치료할까?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성의학회에서도 관심이 많다. 지난해 여름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성의학 전문가회의(ICSM)에서 처음으로 노인의 성기능과 성생활에 대한 위원회 회의가 열렸는데, 필자가 공동위원장을 맡아 논의한 바 있다.

노인 남성의 발기부전 환자는 일반적인 치료지침과 같다. 1차 치료는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이다. 노인의 경우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다약제 복용으로 인한 문제가 있으면 조정하고 관리한다.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에 효과가 없는 경우 2차 치료인 발기유발제 자가주사법이나 3차 치료방법인 음경보형물 삽입술 등을 고려한다.

노인의 성 건강은 부부 간의 상호관계를 고려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성생활은 성교뿐만 아니라 성적 친밀감, 즉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성적 행위를 포함한다.

남성은 성생활을 성교 능력에 국한하는 경향이 있어 발기 능력 향상에만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여성은 성교 외에 다른 성적 행위와 정서적 친밀감을 통해 성생활의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지역의 시니어센터에서 노인의 성생활에 관한 연구를 국제성의학회 학술지에 보고한 결과를 살펴보면 남성 70%, 여성 42%에서 성교를 포함한 성생활을 하는 반면 남성 30%와 여성 58%가 애무, 포옹과 같은 성적 혹은 신체적 친밀감으로 성생활을 한다고 했다. 이러한 결과는 노인에게 성생활은 성교뿐만 아니라 성적 혹은 신체적 친밀감이 포함돼야 함을 시사한다.

국제성의학회지에 발표된 영국의 연구에 따르면, 성적으로 활발한 노년층에서 삶의 즐거움이 더 크다. 필자는 성의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한국 백세인 연구도 하고 있다.

2년 전 전라남도 화순군에서 백세인 연구조사를 하면서 96살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할머니는 80대였다. 할아버지는 아직도 가까운 산에 있는 절까지 걸어 다니며 운동하고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고 잠도 잘 주무신다고 했다. 조심스레 아직도 부부관계를 하는지 물었더니 “지난해까지는 괜찮았는데 올해부터는 발기약을 먹고 가끔 해” 하셨다. 할머니에게 할아버지 건강상태에 대해 물어보니 “팔팔 날아다니지, 규칙적으로 생활해요” 하고 답했다.

박광성 교수 대한성학회 명예회장(전남대병원 비뇨의학과, 국제성의학회 사무총장 역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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