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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숙증. 중앙포토
최근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데리고 병원에 간 A씨는 당황했다. 딸이 생각지도 못한 '성조숙증'(조발사춘기) 진단을 받아서다. 또래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편이었지만, 자연스레 키로 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목욕 도중 가슴에 멍울이 잡히는 등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A씨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게 기특하기만 했는데, 요즘엔 무섭다"고 했다.

성호르몬 분비 증가로 2차 성징이 빠르게 나타나는 성조숙증이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성조숙증 진단 아동은 2014년 9만 6733명에서 2023년 25만 1599명으로 10년 새 2.6배가 됐다. 채민지 대전을지대병원 소아재활의학과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성조숙증의 특징과 예방·치료법 등을 정리했다.



8·9세 이전 의심 증세 챙겨야
성조숙증의 대표적 의심 증세는 여아는 유방 발달, 남아는 고환 크기가 4cc 이상으로 커지는 것이다. 키가 너무 빠르게 크고, 머리에서 기름 냄새가 나거나, 체모가 나타나는 게 눈에 띄면 성조숙증을 의심해야 한다. 여아는 만 8세, 남아는 9세 이전에 이런 증세가 나타날 때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부모의 성장 이력도 챙겨봐야 한다. 과거 아버지나 어머니의 성장 속도가 또래보다 유독 빨랐다면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리 전문의를 찾아 상담할 필요가 있다.

소아 비만은 성조숙증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셔터스톡


소아 비만이 주로 유발, 예방 중요
성조숙증의 주요 원인으론 소아 비만이 꼽힌다. 소아 비만 증가의 영향으로 사춘기 시기가 앞당겨지는 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빨라지는 추세다. 코로나19 시기 야외활동 부족 등으로 학생들의 체중이 증가한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를 예방하려면 결국 비만을 잡는 게 핵심이다. 균형 잡힌 식단을 실천하는 게 첫 번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스턴트 식품을 최대한 피하고,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고르게 섭취하도록 챙겨줘야 한다. 학원 수업 등이 있으면 밤늦게 밥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피해야 한다. 저녁 식사는 늦어도 오후 6시 30분~7시 30분을 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규칙적 수면도 중요하다. 잠을 제때 자지 않으면 성장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친다. 잠든 지 1~2시간 지나 깊은 수면에 들어가면서부터 호르몬이 활발히 분비된다. 일정한 시간에 충분히 숙면을 취하고, 하루 8시간가량 자는 게 적절하다. 충분한 스트레칭과 유산소 운동도 성장 발달에 도움이 된다.



'주사제' 치료는 늦어도, 과해도 문제
성조숙증 진단을 받았다면 '사춘기 지연 호르몬 주사제'를 쓰는 게 일반적이다. 4주나 3개월 단위로 맞는 식이다. 치료의 목표는 또래와 비슷하게 사춘기를 겪도록 하는 것이다. 대개 2~3년의 치료 기간을 잡는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키 손실 문제가 제일 크다. 뼈 나이 등으로 예측되는 키만큼 충분히 자라지 못 하는 것이다. 여아는 초경이 매우 빨리 시작될 수도 있다. 이는 아이들에게 심리적 스트레스로 이어지곤 한다. 또한 여성·남성호르몬에 빨리 노출되면 장기적으로 유방암·전립샘암 등의 발병 위험성도 높아진다.

반면 주사 치료를 '키 크는 주사'로 잘못 생각하고 오남용하는 건 오히려 자녀 건강을 악화할 수 있는 만큼 피해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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