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용어사전 > 세계한잔 ※[세계한잔]은 우리 삶과 맞닿은 세계 곳곳의 뉴스를 에스프레소 한잔처럼, 진하게 우려내 한잔에 담는 중앙일보 국제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최근 영국에서 매장 내 절도 사건이 급증하자 전과자까지 고용해 보안 강화에 나서는 사례가 생겼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직 범죄학 교수이자 보안전략 컨설팅 회사 '퍼페투이티 리서치' 대표인 마틴 길은 전과자들을 '미스터리 절도요원'으로 고용했다.

2025년 1월 30일 영국 런던의 한 매장에서 CCTV 감시를 알리는 표지판. EPA=연합뉴스
길 대표는 그간 교도소, 보호 관찰 기관 등을 돌며 절도 전과자들을 요원으로 선발했다. 보안 전문가보다 전과자들이 허점을 더 잘 알고 있다는 발상에서 시작한 것이다.

요원들은 '미스터리 쇼퍼(고객을 가장한 감시요원)'처럼 매장에 들어가 '도난 테스트'를 진행한다. 예를 들어, 루프 알람(도난방지용 알람)이 제대로 달리지 않은 모피 코트를 훔친 뒤 카메라 감시를 피해 달아나는 식이다. 요원들은 하루에도 여러 매장을 돌며 도둑질을 하고, 매장별로 보안 허점을 지적하며 '맞춤형' 전략을 제안한다. 훔친 물건은 나중에 돌려준다고 한다.

그런데 가끔 테스트가 실패할 때도 있다. 요원들이 붙잡히면 사전에 합의한 '플랜 B'가 작동한다. 이들은 "경찰 대신 상급 관리자를 불러 달라"고 해 신분을 밝히고 풀려난다. 미스터리 절도범이 활동 중이라는 건 상급 관리자만 알고 있어서다.

2025년 1월 30일 영국 런던의 한 매장에 있는 '도둑질을 중단하시오' 표지판. EPA=연합뉴스
영국에서 전과자까지 동원하며 보안 강화에 나선 건 도난 범죄가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영국 소매업 컨소시엄에 따르면 2022년 9월~2023년 8월 영국에서 20억 파운드(약 3조6000억원) 어치 상품이 도둑맞았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BBC는 "절도범들은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점점 더 뻔뻔스러운 절도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그간 단속과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3년의 경우, 절도 사건 43만건 가운데 99%가 범인을 확인하지 못한 채 종결됐다. 블룸버그는 "영국에서 저가 상품 도난을 가볍게 처리해 문제가 악화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소매업계는 보안 강화에 투자하고 있다. 영국 소매업 컨소시엄에 따르면 영국에서 범죄 예방 조치에 대한 지출은 2022년에서 2023년 사이 67% 늘어난 12억 파운드(약 2조1700억원)를 기록했다.

영국 소매업체들은 매장에서 전례 없이 도난 범죄가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EPA=연합뉴스
한편 최근 무인 계산대 등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 길 대표는 "쇼핑객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셀프 계산대 등은 도둑질도 더 쉽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통신에 말했다. 이와 관련, 가디언은 "수 년 동안 매장 직원들이 줄면서 절도 기회도 더 많아졌다"며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한 점도 도난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733 ‘킹달러’ 시대, 고물가 불안도 꿈틀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32 234명 성착취 텔레그램방 총책 33살 김녹완…신상공개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31 쇼트트랙 대표팀, 하얼빈 AG 혼성 계주서 대회 첫 금메달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30 "영원히 사랑해"…구준엽, 故서희원에 '마지막 고백' 남겼다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29 234명 성착취 '목사방' 총책 신상공개‥33살 김녹완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28 텔레그램으로 ‘234명 성착취’ 총책…33살 남성 김녹완 신상공개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27 트럼프, '완전한 北비핵화·한미일협력 중시' 재집권후 첫 천명(종합)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26 4대 은행, 이자로 한해 34兆 쓸어 담았다… 대출 늘려 역대 최대 이익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25 쪽방촌의 ‘희망고문 4년’…공공개발 끝내 공수표 되나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24 내란을 내란이라 부르지 못하는 21세기 ‘벌열’ [.txt]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23 피해자 234명 '성착취 목사방' 총책… 33세 김녹완 머그샷 공개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22 한국 기업들 ‘초비상’...트럼프 ‘관세 폭탄’ 예고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21 또 좌절된 '전두환 추징금 환수'‥"법 제정해야"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20 234명 성착취 텔레그램 ‘목사방’ 총책은 33세 김녹완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19 234명 성착취 '목사방' 총책은 33세 김녹완…경찰, 신상 공개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18 이시바 "트럼프, 신의 선택 받은 남자"… 아베처럼 밀월 관계 구축에 집중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17 백일몽으로 끝난 ‘세계 3위’...혼다·닛산 통합 무산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16 하태경 “삼성 편 드는 것 처음…檢, 이재용 상고 취하해야”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15 온라인 커뮤니티서 '헌재 폭동' 모의 정황…경찰, 작성자 추적 new 랭크뉴스 2025.02.08
48714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new 랭크뉴스 2025.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