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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인 ‘대왕고래’ 개발 계획을 밝혔다. 김창길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직접 브리핑까지 했던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자원 매장 가능성이 큰 지질 구조) 탐사 프로젝트 ‘대왕고래’가 물거품 위기에 놓이자 여야가 7일 공방을 벌였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가 “탐사 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다”고 발표한 데 대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시추가 더 필요하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야권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잠정 결과는 대왕고래에 대한 단정적 결론이 아니다”며 “나머지 6개 유망구조에 대한 탐사 시추도 해봐야 하기 때문에 동해 심해 가스전 전체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메이저 석유 회사들은 동해 심해 가스전의 개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투자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며 “올 상반기 내에 기업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오후 산자부 발표 직후엔 공식 대응을 하지 않던 대통령실이 목소리를 내면서 국민의힘도 적극 옹호에 나섰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지금 한 번 시추했는데 안 됐다는 것 아닌가. 시추를 더 해보는 게 필요하다”며 “자원과 관련된 부분은 좀 긴 숨을 보고 해야지, 당장 한 번 했는데 안 된다고 해서 바로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때 계획을 수립하고 시추에 나서게 된 것”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반면 야당은 “대사기극”이라며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인공지능 연구를 위해 GPU(그래픽처리장치) 최고급 사양 3000장을 살 수 있는 돈을 대왕 사기 시추 한 번 하는데 다 털어넣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윤석열은 대왕고래 사기극 예산이 깎인 것을 명분으로 계엄이라는 더 큰 사기극을 벌였다”며 “국민의힘은 이런 왕사기꾼을 대통령으로 복귀시키겠다는 것이냐”라고 힐난했다.



與 “성급하게 발표” 질책…산업부 “계속 탐사”

여권에선 산자부 발표를 문제삼는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산업부 고위관계자를 만나 당과 사전 논의 없이 전날 발표를 진행한 걸 질책했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산자부가) 너무 성급하게 발표했다”며 “원래 자원 개발에서 탐사작업의 성공 확률은 5%밖에 안 된다”며 “이런 실태를 정확하게 설명해야 국민이 실망하지 않는데, 정부가 (발표 전) 당하고 상의도 안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7개 광구 중 1개만 시추했는데, 그게 실패했다고 마치 그 계획 자체가 허황한 것인 양 말하는 건 문제지 않느냐”며 “당과 상의를 했으면 정무적인 판단을 가미해서 (발표)했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참모진 사이에서도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여론 반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계속 시도해야 하지 않겠느냐. 실망은 이르다”고 했다.

산자부는 일단 나머지 6개 유망구조도 마저 파보고, 추가 탐사를 위한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추경을 통해 시추 예산이 반영되길 기대한다”(이상휘 의원)고 했지만 민주당의 협조가 관건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누가 집권당이 되든 자원개발 사업을 이어가야 한다”며 “정무적 판단을 떠나서 멀리 보고 대승적으로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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