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ICC 소장, 브뤼셀 EU 본부 방문도…EU "ICC 지원 강화 논의"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브뤼셀·서울=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이도연 기자 = 국제사회가 7일(현지시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재 결정을 비판했다.

ICC 당사국 125개국 중 79개국은 이날 오후 낸 공동 성명에서 "ICC의 독립성과 무결성, 공정성을 훼손하려는 모든 시도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 "ICC는 국제 사법 체계의 핵심적인 기둥"이라며 "(제재는) 가장 심각한 범죄에 대한 불처벌 위험을 증가시키며 세계 질서와 안보를 증진에 필수적인 국제법을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아카네 도모코 ICC 재판소장도 성명을 내고 "그러한 위협과 강압적 조처는 ICC 당사국과 국제질서에 기반한 법치주의와 수백만 명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아카네 소장은 이번 결정이 "법원의 집행 역량을 훼손하려는 전례 없는 잇단 공격 가운데 최신 사례"라며 "법원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거나 사법 기능을 정치화하려는 모든 시도를 강력히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아카네 소장은 지난해 3월 일본인 최초로 ICC 소장으로 선출된 인물이다. 그는 ICC가 2023년 3월 우크라이나 점령지역에서 다수 아동을 불법 이주시킨 전쟁범죄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을 당시 사건을 심리한 재판관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대변인도 "우크라이나, 수단, 미얀마, 팔레스타인 점령지와 그 밖의 다른 곳에서 저지른 가장 심각한 범죄에 대해 정의를 보장하고 책임을 다하는 데 ICC는 핵심적"이라며 제재 철회를 촉구했다.

유럽연합(EU) 지도부도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ICC는 국제범죄에 책임을 묻는 것을 보장하며 전 세계 피해자에게 발언권을 제공한다"며 "EU는 언제나 정의와 국제법 존중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ICC에 대한 제재는 법원의 독립성을 위협하며 국제 형사 사법 체계 전체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전날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아카네 소장과 만나 미국의 제재 가능성과 관련해 EU가 ICC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고 EU 당국자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ICC 직원과 가족, ICC의 수사를 도운 것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에 대한 자산 동결과 여행 금지 조처를 골자로 한 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의 동맹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정부 수뇌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ICC의 체포영장 발부가 미국과 이스라엘을 겨냥한 불법적이고 근거 없는 수사라고 비난했다. 이같은 결정은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 기간에 나왔다.

앞서 지난해 5월 카림 칸 ICC 검사장은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당시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측 2명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뇌부 3명에 대해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같은 해 11월 영장이 발부됐다.

ICC는 제노사이드(특정 집단 말살)와 반인도적 범죄, 전쟁범죄, 침략범죄 등을 저지른 개인을 처벌할 수 있는 국제재판소로,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두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모두 ICC 회원국이 아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402 계속된 강추위 계량기 동파 50건…한랭 질환자도 랭크뉴스 2025.02.08
44401 빙속 박지원, 금메달만큼 값진 500m 은메달···"우린 싸우기 위해 경기하는 게 아니다"[하얼빈 동계AG] 랭크뉴스 2025.02.08
44400 계주처럼 엉덩이 쓱 밀어줬다…금메달 딴 린샤오쥔 반칙 논란 랭크뉴스 2025.02.08
44399 美대외지원 중단 여파…병원 폐쇄로 쫓겨난 미얀마 난민 사망 랭크뉴스 2025.02.08
44398 프랑스, 엑스 '알고리즘 편향 의혹' 수사 착수 랭크뉴스 2025.02.08
44397 시상식서 아내 알몸 의상 자랑한 칸예 웨스트, '자폐증' 고백 랭크뉴스 2025.02.08
44396 美알래스카 실종기 잔해 발견…탑승 10명 중 생존자 없어 랭크뉴스 2025.02.08
44395 트럼프 "김정은과 관계 맺겠다" 다음 주 상호관세 발표 랭크뉴스 2025.02.08
44394 일요일에도 -10도 넘나드는 강추위 이어진다…미세먼지 '좋음' 랭크뉴스 2025.02.08
44393 첫날부터 金金金金金金金…슈퍼 골든데이[동계AG] 랭크뉴스 2025.02.08
44392 머스크 막아선 美 법원…"DOGE, 재무부 결제시스템에 접근 금지" 랭크뉴스 2025.02.08
44391 홍준표 “탄핵 반대 집회 연설하고 싶은데…” 랭크뉴스 2025.02.08
44390 홍준표 "탄핵 반대 집회 연설하고 싶다…尹 석방되었으면" 랭크뉴스 2025.02.08
44389 하마스, 5차 인질 석방 마쳐…이스라엘 남성 3명 풀려나(종합) 랭크뉴스 2025.02.08
44388 텔레그램 '목사방' 총책은 33살 김녹완‥234명 성착취 랭크뉴스 2025.02.08
44387 [단독] 방첩사 간부 "'14명 구금' 지시 1분 뒤 국방부·경찰에 전파" 랭크뉴스 2025.02.08
44386 다시 뚫린 하늘길…“드디어 집으로” 랭크뉴스 2025.02.08
44385 건물도면 올리고 “척살” 선동…‘헌재 난동’ 모의 커뮤니티 수사 랭크뉴스 2025.02.08
44384 온난화에도 ‘기습한파’ 여전…한랭질환 위험↑ 랭크뉴스 2025.02.08
44383 건달과 결혼 3년 뒤 암에 죽은 딸…“얼마나 다행” 부모의 속뜻 랭크뉴스 2025.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