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딥시크 충격’ 민관 AI 경쟁력 간담회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공지능(AI)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내 인공지능 산업 경쟁력 진단 및 점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이버·카카오는 자사 데이터도 못 쓴다고 하니 중국 큐원(QWEN) 개발팀이 웃더라”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엔비디아의 최신 칩 에이치(H)200이 2천장 있으면 우리도 연내 오픈에이아이(AI) 최신 모델인 ‘오(o)3’ 정도는 만들 수 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중국 인공지능 업체가 미국 빅테크를 능가하는 새 모델을 개발한 ‘딥시크 쇼크’에 국내 주요 인공지능 업계 관계자들이 6일 민관 간담회에서 내놓은 반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초거대인공지능추진협의회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미·중 인공지능 개발 경쟁에 맞서 국내 인공지능 산업의 경쟁력을 점검하는 간담회를 열고 국내 주요 기업 및 전문가 의견을 들었다.

김두현 국가인공지능위원회 분과위원(건국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이날 회의에서 “오픈에이아이나 딥시크급으로 국가적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추격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소수의 성공 사례를 기대하며 업계 전반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현재 추진 중인 ‘국가 인공지능 컴퓨팅센터’ 산하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를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다.

업계에선 최근 2년 사이 중국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크게 벌어진 원인을 정부의 데이터 정책에서 찾았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최근 딥시크 모델을 능가하는 ‘큐원(QWEN) 2.5-맥스’를 발표한 중국 알리바바 개발팀을 언급하며 “1.5년 전에는 우리와 실력이 비슷했는데, 이젠 큰 격차가 난다”며 “가장 큰 문제가 데이터였다. ‘추격조’에 선정된 기업은 3년간 (AI 개발에) 국내 데이터를 모두 가져다 쓰게 하고, 저작권료는 나중에 계산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파격적으로 열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정부를 향해 “길어도 5년 이내에 도달할 범용인공지능(AGI)를 국가 전략화할 것인지 정부가 분명히 답을 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기술을 주도하는 대신 종속을 선택할 거면 지금이라도 (미국이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1조원을 주고 따라붙으면 된다. 하지만 저는 우리가 반드시 범용인공지능을 국가 전략 자산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간담회를 주재한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딥시크 쇼크를 계기로 “정부가 앞으로 더 강하게 달려야 할지, 일정한 피벗(pivot·정책 기조 전환) 시기를 탐색해야 하는 건지 심각한 고민을 2주 정도 했다”며 “(국회에서 논의 중인) 추경 여부를 떠나서 재정 투입 문제는 정부가 계속 뛰어나가겠다”고 답했다.

참석자들은 국내 기업의 기술력이 중국에 견줘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배경훈 엘지(LG) 인공지능연구원장은 “저희가 조만간 딥시크의 ‘알(R)1’ 수준의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겠다”며 “현재 에이치(H)100 512개를 갖고 만들고 있는데, 이걸로는 솔직히 빨리 만들 수가 없다”고 정부의 인프라 지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 원장은 지난해 12월 회사가 공개한 ‘엑사원(EXAONE) 3.5 32B’ 모델 개발에 들어간 지피유(GPU·그래픽처리장치) 비용이 “4개월간 70억원”이라고 공개하며, 딥시크보다 낮은 개발비를 적극 홍보하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국내 기업의 인공지능 개발 경쟁력이 고성능 지피유 확보에만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공지능 인프라 솔루션 스타트업 모레(MOREH)의 조강원 대표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저사양 지피유의 효율을 끌어올린 딥시크의 사례를 두고 “우리나라의 소버린(자주적) 인공지능 역량을 갖추기 위해 엔비디아 칩을 더 사고, 돈을 많이 쓰는 방향으로만 경쟁하는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딥시크 쇼크를 계기로 관심이 높아진 ‘소버린 인공지능’에 대한 업계의 고민도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한국형 챗지피티(ChatGPT)’ 개발을 협업 중인 오승필 케이티(KT)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한국적 인공지능이란 게 단순히 개발사가 한국 회사여야 한다는 건가, 알고리즘을 한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건가. 이에 대한 합의가 공론장에서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424 세계는 AI 반도체 ‘무한경쟁’ 돌입, 韓은 주52시간 족쇄… “이대로는 뒤처진다”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23 순천완주고속도로서 차량 30여대 부딪혀…10여명 다쳐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22 친한계 '언더73', 김영삼 도서관 찾아 "극단 배격하자"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21 '인도 방문·샤넬재킷 의혹' 김정숙 여사 무혐의…"증거 불충분"(종합)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20 윤석열 “조기 대선은 하늘이 결정하는 것”…윤상현 접견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19 "대관아! 용서를 빈다"…애도한 박지원, 무슨 인연이길래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18 '대왕고래' 탓에 액트지오 신뢰도 떨어졌는데... '마귀상어' 제대로 흘러갈까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17 "2분도 못 버틴 거짓말" 野, 영상 보다 '웃참 실패' [현장영상]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16 “어머나” 자연임신으로 제주 ‘세쌍둥이’ 탄생… 지원금 1억 넘어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15 네이버 매출10조 돌파…이해진 복귀로 AI 승부수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14 유시민 "이재명 비판, 망하는 길"…고민정 "그 길 시작된지 오래"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13 두달전 가요무대 열창했는데…송대관 가수 별세, 향년 78세 [지금뉴스]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12 법원 "전두환 사망으로 추징금 소멸"…연희동 자택 소송 각하(종합2보)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11 "대통령 탄핵되면 헌재 부숴야" 김용원 인권위원 '내란선동' 고발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10 "어떻게든 의대로"… 서울대 삼수 합격자 10년 만에 최다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09 국민의힘 "산자부, '대왕고래' 발표 전 협의 없어서 유감"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08 500억 자산가에서 280억 빚쟁이로… 굴곡졌던 송대관의 삶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07 태진아 “송대관은 트로트계의 별…정말 가슴 아파”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06 요원, 의원, 인원…‘탄핵 공작’ 발언에 야당 “윤석열 궤변” new 랭크뉴스 2025.02.07
48405 ‘수박’ 내쫓더니… 盧·文 사람 들이는 이재명 new 랭크뉴스 2025.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