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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승일희망재단 대표 인터뷰
어느날 루게릭이 찾아왔다 오는 3월 경기도 용인시에 ‘승일희망요양병원’이 문을 엽니다. 세계 최초의 루게릭 요양병원입니다. 지난해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박승일 한 사람의 꿈에서 시작됐고, 가수 션과 33만5259명의 애정이 묻어 있는 곳입니다. 이들이 루게릭병 요양병원 설립에 이토록 진심인 이유는 뭘까요.
지난달 21일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중증 근육성 희귀질환자를 위한 '승일희망요양병원'을 찾은 승일희망재단 대표 션이 의료 장비들을 소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 공간을 밝고 널찍하게 설계했어요. 24시간 침대에 누워 생활하시는 환우들이라 답답함을 줄일 수 있게 신경썼고요. "
지난달 21일 승일희망요양병원에서 만난 가수 션은 인테리어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병원을 소개하며 “승일이가 큰 선물을 주고 갔다”고 말했다. 2002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고 박승일 전 프로농구 코치는 “얼마의 시간이 남았을지 모르지만 루게릭병 환우를 위해 살고 싶다”며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꿈꿨다.

루게릭병이 진행되면 위루술과 기도관 절개, 인공호흡기 착용 등을 수반해 24시간 간병이 반드시 필요하다. 관리가 힘든 탓에 일반 요양병원 입원도 쉽지 않아 환우뿐 아니라 가족의 삶까지 무너진다.

박 전 코치와 션이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를 맡아 본격적으로 병원 건립을 추진한 것이 2011년. 기부금 119억원과 정부 지원금 120억원이 투입된 이곳은 개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14년 션이 가수 팀으로부터 아이스 버킷 챌린지 지목을 받아 자녀들에게 얼음물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 션 페이스북


Q : 병원이 완공된 모습을 보니 어떤가.

A :
정말 많은 분이 박승일 전 대표가 처음 시작한 희망 스토리를 이어가 주셔서 감사하다. 2018년 부지가 정해진 후 뒤쪽 언덕에서 박 전 대표가 보는 가운데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한 것이 생각난다.

Q : 박승일 전 대표와의 인연은.

A :
2009년에 인생 멘토인 이재철(전 100주년기념교회 담임목사) 목사님의 사모님이 박 전 대표가 안구 마우스로 쓴 책을 전해주셨다. 10억원 정도면 루게릭 요양병원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내용이 있었다. 마음의 ‘터치’를 느껴 마침 저금해 둔 1억원을 수표로 끊어 찾아갔다. 글자판과 눈 깜박임으로만 대화할 때였는데 먼저 ‘친구하자’고 하더라. 계속 만나면서 공동대표까지 맡게 됐다.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던 박승일 전 프로농구 코치를 찾아간 션. 둘은 친구가 됐다. 사진 승일희망재단


Q : 지금 옆에 있으면 하고 싶은 말은.

A :
승일아, 우리가 해냈다.
병실엔 침대째 들어가는 목욕실도 설치 일반적으로 요양병원은 6인실이 기본인데 이곳 병실은 4인실이다. 간병인 한 명이 환자 4명을 담당하고, 병실 두 개 사이에 문을 달아 신속히 오갈 수 있게 했다. 병실 안에 침대째 들어갈 수 있는 목욕실도 설치했다. 재단 측은 “환자들이 누워서도 바깥 풍경을 볼 수 있게 창틀 높이를 낮추고, 경사진 통유리벽 창문 디자인으로 빛이 많이 들어오게 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뷰를 감상할 수 있게 장기 입원 환자의 경우 병실도 정기적으로 옮길 계획이다. 침대째 나와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옥상 정원과 공연을 볼 수 있는 강당 등도 마련했다. 기관 절개, 위루관 시술을 한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의료·간병 케어를 제공한다.


Q : 이곳이 어떤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지.

A :
루게릭병은 잠깐이라도 혼자 있다가 위급한 상황이 올 수 있는 병이다. 두려움을 없애 주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 가족분들에게는 간병이라는 짐을 조금 덜어줘 원래의 가족으로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승일희망요양병원 내부. 병실 안에 침대째 들어갈 수 있는 목욕실을 설치했다. 임현동 기자


Q : 14년 만에 병원이 지어졌다. 이제 할 일은.

A :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운영을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러려면 좋은 의사, 간호사, 간병인이 많이 와주셔야 한다. 혹시 이 기사를 보는 의료인, 간병인분들이 함께하면 좋겠다.(웃음)

Q : 누구는 돕고, 누구는 안 돕고를 정하는 게 어렵지 않나.

A :
내가 다 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이 다 할 수는 없지만 한 사람이 하나에만 관심을 가져도 세상은 변할 수 있다.
“먹어야 살 수 있듯, 나눠야 살 수 있다”
Q : ‘기부 천사’라고 불린다. 기부란 무엇인가.

A :
삼시세끼 밥 먹는 것과 같다. 기부보다는 나눔이라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 나눈다고 하면 내가 주는 것만 생각하는데, 언제든 나나 내 가족이 받는 입장이 될 수 있다. 먹어야 사는 것처럼 나눠야 살 수 있다.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 션은 병원 건물이 세워진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며 운영을 잘할 수 있게 지속적 관심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임현동 기자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미국 뉴욕 양키스팀 루게릭 선수의 이름을 따 루게릭병이라고 부른다. 운동신경세포만 소실돼 전신마비, 언어 기능과 음식물 섭취 기능 상실, 호흡 근육 약화로 사망에까지 이르는 병이다.

인터뷰 전문은 더중앙플러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2098
션인터뷰큐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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